묵상자료 4450(2013. 7. 23. 화요일).

시편 시 106:37-42.

찬송 40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은 그를 따뜻하게 환대했고 신뢰했습니다. 선량한 성직자라고 믿었으니까요. 하는 일도 선량했습니다. 시골 마을을 다니면서 집안에서 쓸데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오래 된 살림살이를 사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농가에서 헐값에 사들이는 오래된 살림살이라는 것이, 사실은 이랬습니다. 주인은 모르고 전문가만 아는, 고가의 고가구 미술품들. 그렇습니다. 그는 일부러 성직자의 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쉽게 믿는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요. 그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물건들을 헐값에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18세기 영국 가구의 명작으로 이름 난 치펀데일의 장식장을 발견하지요. 한 눈에 명품임을 알아봤지만 티를 내면, 주인이 값을 높게 부를까봐 형편없는 모조품이라고 비하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헐값에 살 수 있을까 해서 생각해낸 꾀가 이랬습니다. “장식장은 필요 없고 다리만 필요하니, 싸게 팔면 사겠다.” 헐값에 흥정이 성사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장식장을 실을 차를 가지러 자리를 잠시 비우지요.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했던가요? 주인은 커다란 장식장이 차에 싣기 어렵게 되면, 마음이 바뀔지 모른다면서 묘안을 생각해 냅니다. 성직자가 처음에 필요하다고 했던 다리만 남겨놓고, 모두 불쏘시개로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로얄 드 다래 목사의 기쁨>이라는 소설 속 이야기였습니다. 가짜 성직자 보기스는 역시 나는 머리가 좋아.” 스스로 감탄하면서 들뜬 마음으로 달려오고 있겠지요. 장식장이 장작이 됐는 줄도 모르고요. 그렇다고 해도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요? 다리만 필요하다고 말했던 건 애당초 자신이었고, 그 말 대로 되었을 뿐입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513일 방송>

 

2. 헤롯이 교회를 핍박하였는데, 그 희생자가 바로 요한의 형제 야고보였고, 그것이 일부 유대인들을 기쁘게 하자 본격적으로 핍박하려고 베드로를 붙잡아 옥에 가둔 일화입니다. 그런데 유월절에 베드로를 처형하려고 하던 중, 바로 전날 밤에 천사의 도움으로 옥을 탈출하여 형제들에게 몸을 보이고, 다른 곳으로 피신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천사가 찾아와 극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한 사건입니다. 베드로에게 나타났던 천사는 지금 우리들 가운데서도 일하고 계십니다. 도무지 사람으로써는 소설을 쓰려고 해도 그렇게 멋지게 쓸 수 없을, 그런 기적 같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세브란스 병원에 치료차 방문했던 한 선교사님 내외분은, 제가 작년 2월에 눈앞에서 벌어진 기적 이야기를 다시 꺼내셨습니다. 정확히 비행기 출발 3시간을 남기고, 저는 어깨에 메고 있던 작은 가방을 날치기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방이 정확히 비행기 출발 1시간을 조금 남겨두고, 제게 돌아온 것입니다. 휴대폰과 약간의 현금만 없어진 채로 말입니다. 가방 안에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고 해서, 노란 포스잇(post it)에 적어두었던 통역 전도사님의 전화번호를 중심으로 일어난 기적이었습니다. 가방의 귀환만이 아닙니다. 비행기 표를 포기하고 대기자에게 넘긴 것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체크인을 하고 탑승을 하려는데, 비즈니스 클래스로 옮겨 준 것도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날따라 한국행 탑승자도 만원이었고, 그렇다면 대기자도 많았을 텐데 말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현지 선교사는,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저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종이라고 부르겠다 하셨습니다. 천사는 지금도 우리를 위해서 일하고 계십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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