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479(2013. 8. 21. 수요일).

시편 시 113:1-4.

찬송 42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20대의 시절은 누구에게나 가장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기 같습니다. 하지만 그 때 오히려 병치레를 유난히 심하게 하거나 몸이 약해, 주위 사람을 걱정시키는 이들도 있지요. [현대인의 맨발론]의 저자인 이재학씨도 그랬다고 합니다. 대기업 임원이면서 영어 책을 펴내기고 했지요. 그런데 20대 때에 그는 그냥 앉아있기도 힘들 정도로 약골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내 기력은 택시를 타도 뒷좌석에 눕거나 힘에 겨워 창 쪽으로 머리를 기대기 일쑤였다. 별다른 이유 없이 늘 피곤했고 맥이 없었다. 강의를 할 때도 1시간 말했을 뿐인데 힘이 쭉 빠지고 숨이 차서, 학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깐 바닥에 들어 높일쑤였다. 하숙집에서도 방바닥에 정 자세로 앉지 못하고, 노인처럼 벽에 기대거나 이불더미에 몸을 기대고 지냈다.” 그렇게 약골이었지만 그는 공부를 잘해서, 일류 대학에 들어갔고, 자신에 대한 자만심도 유난히 컸다고 합니다. 직장 생활 동안은 심각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지요. 거의 폐인 수준에 이를 지경이어서 몸도 가정도 직장도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힘들게 술을 끊고 찾아낸 게, 집 근처 학교 운동장 걷기였고, 걷기 중에서도 맨발로 걷기였습니다. 그 순간에 대해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문득 맨발로 걸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났다. 발은 제2의 심장이고 모든 신체 장기가 발바닥과 연결되어 있다는 홍보물을 본 적이 있어서였다. 막상 신발을 벗기는 했으나 겁부터 났다. 발밑을 살펴가면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었다. 학교 운동장에 깔린 굵은 모래 때문에 발바닥이 따끔따끔했다. 그러나 지면을 밟는 감도가 약간의 전율과 함께, 발바닥에서 곧바로 전신에 전달되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365일 방송>a.

 

2. 오랜 훈장 생활에서 얻은 잔재미는 질문하는 사람의 속내를 볼 줄 안다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진리를 알고 싶어 하는 질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과는 함께 진리를 찾아가는 기쁨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면 얼마나 아는데?” 하는 마음에서 떠보기 질문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는 좀 곤혹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흥미를 갖게 해 줍니다. 그런데 아주 질 나쁜 질문이 있습니다. 올무에 걸려들게 만드는 질문인데, 오늘 본문에 나오는 두 종류의 질문과 같은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적어도 두 사람이 함께 왔습니다. 증인이 필요했을 테니 말입니다. 그 질문은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옳으냐? 그르냐?를 묻는 단순형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무서운 함정을 파 놓은 것이라는 점을 간파해야 합니다. 무심코 대답했다가는 정말 큰 코 다칠 질문입니다. 정치적인 올무에 걸려들 수밖에 없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가이사의 형상이 담긴 동전을 보면서 말씀하십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바치라고. 그러나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고 말입니다. 정말 위대한 대답입니다. 땅의 군주를 바라보는 눈에서, 하늘의 군주를 바라보게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손에 들린 재물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요구하시는 하나님을 눈뜨게 하고 계시는 때문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수혼법(Levite Law)을 들고 나온 사두개인들이 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대인들 중에도 부활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까닭은 이런 수혼법이 마음에 걸림돌이 되어서였던 것입니다. 우리 문화에서는 해괴망측한 일이긴 하지만, 아직도 아랍문화권에서는 일부 통용되고 있는 수혼법은, 본문에 소개된 그대로입니다. 아들 선호사상이 얼마나 컸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짐작하게 합니다. 그들 주장대로 지상에서의 관계가 천국에서 그대로 이어진다면, 여덟 명의 남자와 살았던 어떤 유명 여배우는 천국에서 그 남자들을 어떻게 만날까? 참 궁금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님의 대답은 부활 후의 사람들은 천사와 같으리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신분, 새로운 존재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지상에서의 연장선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모든 점에서 그럴 것이라고 믿으면 좋겠습니다. 쓸데없는 상상은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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