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862(2020. 2. 29 토요일).

시편 69:21-23.

찬송 20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매번 다르다 해도, 그게 어디 내 탓인가?” 우리나라에 <고엽>이라는 제목으로 번안됐던 샹송, 멜랑콜리한 가사로도 유명한데요. 바로 그 가사썼던 시인 자크 프레베르가 했던 말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매번 바뀐다 해도 그게 어디 내 탓이냐니. 어느 바람둥이의 천연덕스러운 변명처럼 들리지만, 두 번도 세 번도 매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물며 한 사람의 평생에 걸쳐 만나는 이성이, 평균 네 명에서 다섯 명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평생 단 한 번의 사랑이 아니라, 네 번이나 다섯 번의 사랑이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 물어봅니다. 그렇게 사랑에 빠지고 만게 그게 어디 내 탓일까요? 한 번 이별하고 나서 두 번 다시 사랑 같은 건 안 하겠다던 사람이, 세 번 사랑에 빠지는 거, 그게 어디 그 사람 탓일까요? “나는 이런 사람 이렇게 태어났지/ 웃고 싶으면 큰 소리로 웃고/ 날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매번 다르다 해도/ 그게 어디 내 탓인가/ 나는 이런 사람 이렇게 태어났지/ 하지만 넌 덜 이상 무엇을 바라나/ 나는 하고 싶은 걸 하도로 태어났지. 내 발뒷굼치가 아주 높이 솟았다 해도/ 내 가슴이 너무도 거칠다 해도/ 내 두 눈이 이다지 퀭하다 해도/ 네가 그걸 어쩌겠나/ 아무리 그렇다해도 나는 이런 사람/ 난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좋은 걸/ 네가 그걸 어쩌겠나/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것뿐인데/ 그래 난 누군가를 사랑했었지/ 누군가 날 사랑했었지/ 어린 아이들이 서로 사랑하듯/ 오직 사랑밖에 할 줄 모르는 듯이/ 서로 사랑하고 사랑하듯이/ 왜 내게 묻는 거/ 난 너를 즐겁게 하려고 이렇게 있고/ 바뀔 건 아무것도 없는데사람은 변하지 않고 사랑은 변하고, 이별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변해야 할 것이 변하지 않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변해서 파국을 맞습니다. 그래서 사랑만큼 확실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것도 없습니다. 이런 나를 알고 난 후에는, 영원히 변함없이, 이런 맹세나 약속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결국 사랑에 빠졌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사랑밖에는 할 줄 모르듯이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내가 지금 이렇게 있는 , 그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서라는 것. 그래서 설령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매번 다르다 해도, 그게 어디 내 탓인가?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417일 방송>

 

2. “예수를 찾아온 이방인들(20-26)”을 읽었습니다.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혹은 과월절)을 지키려고 예루살렘에 외국인들이 많이 왔다는 배경 설명입니다. 사도행전 2장 성령강림절에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명절이 유명해서 그런가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성인(成人) 유대인들(바르 미츠바/율법의 아들)에게는 지켜야 할 의무들 때문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3대 명절을 지키는 일, 성전세인 반세겔을 매년 바치는 일, 그리고 할례를 받는 일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예수님의 제자 빌립과 안드레에게 찾아간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청을 넣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떠나기 전에 이미 예수에 대한 갖가지 소문을 들었고, 이번 성지 순례에서는 예수님을 반드시 만나겠다고 계획을 세웠을지 모릅니다. 요즘 해외에 있는 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들이 한국 방문 시에는 꼭 들린다는 신사동의 맛집 <유정> 식당에서 쌈밥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들을 만나신 주님은 저 유명한 <한 알의 밀알> 설교를 하셨습니다. 너무도 평범한 말씀입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싹을 내고 열매를 거둔다고 말입니다. 씨가 죽지 않고서는 싹을 틔울 수도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이 평범한 진리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해한다는 것은 얼마나 낯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희생과 수고의 밑거름이 없이는 어떤 열매도 거둘 수 없다고 말입니다. 저는 오늘 미국의 한 맹인부부가 자신들이 불임인 것을 알고, 한국에서 맹인 소년과 소녀 둘씩 넷을 입양해서 훌륭하게 키운 얘기를 유투브로 보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막내딸은 정신 지체장애까지 갖고 있는데, 장애를 가진 부모로써 그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십이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성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희생이 거룩한 열매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3. 묵상식구 최태성목사님께서 루터교 영성을 주제로, 백석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축하드릴 기회를 놓쳤습니다. 중국 상해의 고진경집사님과 미국 위스컨신의 앵글러목사님께서 주님의 평화를 우리 모두에게 전해 오셨습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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