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865호(2020. 3. 3. 화요일).
시편 69:28-31.
찬송 36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잊지 말아요. 수억 년 전 별이 폭발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었어요. 당신도 만물처럼 우주의 먼지로 이루어진 걸 잊지 말아요.” 대화의 미덕이 아무리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데 있다고 하지만, 생각이 오로지 나에만 사로잡힌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허무합니다. 주어가 온통 나로 시작하는 말의 정체가 자기 자랑일 때도 그렇지만, 반대로 자기 상처나 연민이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 세상의 하나 뿐인 자기가 가장 소중한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소중한 게 아니라, 나를 소중하게 만드는 것들이 소중한데, 나를 앞세우는 동안 그것들을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토록 세상에 둘도 없이 애지중지하는 나라는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잊지 말아요. 수억 년전 별이 폭발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었어요. 당신도 만물처럼 우주의 먼지로 이루어진 걸 잊지 말아요.” 영화 <비포 선라잇/Before Sunlight>에서 한 집시가 제시와 셀린에게 했던 말입니다. 우리가 세상이라고 부르는 지구는 46억 년 전에, 우주가 폭발하면서 생긴 먼지들이 떠돌다가 서로 뭉쳐져서 만들어 졌습니다. 우리가발로 밟고 있는 흙은 지구의 표면을 덮고 있던 흙은 바위가 수억 년의 세상을 거치는 동안 부서지고 부서져서 생긴 가루입니다. 마음이 어지럽거나 슬플 때 흙을 밟으며 걸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는데, 거기엔 수억 년의 세월이 주는 위로와 담담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모든 것의 기원과 종말을 단 한 줄로 압축한다면, “먼지에서 먼지로.” 인간도 그저 만물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그 중의 그 토록 애지중지하며 놓지 못하는 나라는 존재 역시 먼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비록 먼지와 먼지 그 사이에 있는 불과 백년도 되지 못하는 일생이더라도, 그마저 먼지 같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이 오로지 나에만 사로잡혀 사는 건, 먼지처럼 사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강은교 시인의 <사랑 법>은 이 구절로 끝이 납니다.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자기 자랑 자기 상처 자기 연민으로부터 등을 돌리면, 그곳에 가장 큰 하늘이 있습니다. 사실은 언제나 내 등 뒤에 있었던 다른 세상과 만날 수 있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년 4월 25일 방송>
2. “능력과 지혜이신 예수(18-31절)”을 읽었습니다. 요즘 신천지 집단이 국민적 반감을 사고 있는 것은 그들의 교리나 가정파괴와 같은 도덕적 문제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거짓말까지 일삼는 포교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 기성교회가 많은 문제를 제기하였지만, 사회에서는 기독교 내부에서 생기는 부작용쯤으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그 확진자들의 동선(動線)을 공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철저하게 은닉함으로 인해서 2차 3차 감염자들이 생겨나서 걷잡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신천지 집단을 사회적인 공적(公敵)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들의 특별한 포교방식에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믿는 신앙을 정정당당하게 밝히면서 포교도 하고 타인과 교제도 나눠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는 자신의 부모나 친구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북의 어느 공무원은 신천지 대중 집회에 참석해서 감염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감추고 오히려 방역사업에 참여함으로 판을 크게 벌인 것입니다. 이런 공직자들이 한 둘이 아님이 밝혀진 것입니다.
본문에서 사도는 자신이 믿는 신앙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자신이 믿는 십자가의 길은 어리석은 생각이라 비난받고 있다고 말입니다. 유다인들이 기적을 찾는 일이나, 그리스인들이 지혜를 찾는 것과는 너무도 다르게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전한다고 말입니다. 오늘 우리 기독교인들이 성경에서 빗나간 엉터리 주장에 현혹되고 있는 실상에 눈을 떠야 하겠습니다. 신천지는 구원받을 사람 144,000명 안에 들기 위해서 온갖 거짓과 속임수를 쓴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현세적 성공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열을 올리는 기성 교회 역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십자가의 길을 걷자는 얘기는 귀를 씻고 찾아도 들릴 리가 없습니다. 간혹 위대한 순교자들의 삶을 소개하지만, 그들을 본받자거나 따르자는 것이 아니고 그들까지도 성공주의에 편입시킵니다. 예수를 닮아 살자고 가르치지 않는 한, 입에 바른 얘기일 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묵상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의 일꾼으로 살기. / 고전 2:14-3:15. (0) | 2020.03.05 |
---|---|
바울 설교의 주제 : 예수 그리스도. / 고전 2:1-13. (0) | 2020.03.04 |
고린도 교회는 미숙한 공동체였습니다. / 고전 1:1-17. (0) | 2020.03.02 |
거룩한 희생이 진행 중인 곳에 평화의 열매가. / 요 12:20-26. (0) | 2020.02.29 |
살의(殺意)까지 품은 유대 종교지도자들. / 요 12:9-19. (0) | 2020.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