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935호(2020. 5. 12. 화요일).
시편 79:7-9.
찬송 27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이 곡이 바로 그런 8시간의 휴식입니다.” 어린이에게 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자장가가 필요합니다. 사실 불면증으로 고통 받는 쪽은 어린이보다 어른이 더 많기도 하지요.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작곡한 자장가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이었습니다. 헤르만 카를 폰 카이저 링크 백작의 수면을 돕기 위한 음악이었는데요. 카이저링크 백작은 골드베르크가 합시코드로 연주하는 골드베르트 변주곡을 들으면서 잠을 청했을지도 모릅니다. 전곡 연주 분량이 50분이나 되는 것도, 불면증 환자가 잠을 청하느라 뒤척이고 또 완전히 잠들려면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짐작해서가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독일의 작곡가 막스 리히터는 50분이 아니라 8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긴 것 같습니다. 그는 무려 8시간 분량의 음악을 작곡해 <슬립>이라는 음반에 담았는데요. 연주시간이 8시간인 것은, 사람들이 잠들기 전에 이 음악을 듣기 시작해서, 잠을 자면서도 이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진 공연도 사람들이 누워서 잘 수 있는 공간에서 8시간동안 이어졌는데요. 참신하다면 참신하고 무모하다면 무모한, 이런 음악적 실험에 대해서 막스 리히터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점점 더 빨라지고 가속화되는 것에 대한 의문제기이기도 해요. 많은 이들은 쉴 곳을 필요로 합니다. 잠시 멈춰 쉬는 시간이랄까? 이 곡이 바로 그런 8시간의 휴식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휴식을 원합니다. 리히터는 그 휴식의 방법을 잠에서 찾은 거지요. 그런데 우리는 과연 무엇에 지쳐있을까요? 그 질문조차 잊고 사는 건 아닐까요? 혹은 절반쯤은 체념한 체 모르는 척 하는 걸 지도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6년 4월 29일 방송>
2. “전 국민이 죄를 벗는 날 2(20-34절)”을 읽었습니다. 유대인의 제사 방법은 인간이 지은 죄 값을 그 죄인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흠없고 깨끗한 짐승이나 곡식에게 전가(轉嫁-책임을 떠넘김)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처럼 죄를 지은 사람이 자신의 죄를 떠 안게 될 짐승의 머리에 손을 얹고 자신의 죄를 고백함으로 전가하는 것입니다. 짐승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죄의 경중에 따라서 새끼 비둘기에서 송아지에 이르기까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죄의 보상을 금전적인 무게로 가늠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전 국민을 위한 제물을 드리는 방법에서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제물로 쓰일 짐승은 황소 한 마리와 수 염소 두 마리가 있는데, 황소와 수 염소 한 마리를 앞서의 방법으로 죗값을 전가한 후 죽여 그 기름을 번제단에서 태우고 그 피를 제단에 뿌리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나머지 숫염소 한 마리는 그 머리에 손을 얹어 죄를 전가한 후 광야로 내 보낸다는 것입니다. 그 목적은 8-10절에서 소개하듯 들 귀신(광야 귀신)인 아사셀 혹은 아자젤의 몫으로 바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숫염소 한 마리를 광야로 내 몰아서 백성의 죄를 지고서 땅 끝까지 추방되고 백성의 죄를 멀리 완전히 제거하는 의식이라는 것입니다.
이 광야 신인 아사셀은 성경에서 오직 본문에서만 4번 등장하는 이름입니다(레 16:8,10,26). 당연히 질문해야 할 것입니다. 어찌하여 야훼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 그것도 전 국민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 바치는 제사에서 이방신에 해당되는 들 귀신에게 제물을 드려야 했느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만 밝힐 뿐 연유에 대해서는 창 6:1이하에 나오는 타락한 천사들의 후손들 얘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위경인 에녹서 6:7, 8:1에 의해서 죄의 완전한 제거를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사셀은 성경에서 많이 언급되는 악령이나 귀신들로, 그들도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이 세상 안에 악령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간 신앙에서 말하듯 만물에 신이 있다는 애니미즘(animism)을 인정할 뿐 아니라, 그런 악령들의 역할을 제사라는 방법을 통해서 허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로써 세상 안에 악인과 악령도 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합니다.
3. 어제 도봉산 둘레길을 산책했는데, 녹음이 완연한 환상이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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