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966(2020. 6. 12. 금요일).

시편 86:8-10.

찬송 48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연인을 잃고 형을 잃은 사람의 이야기이자,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생긴 슬픔을 견디는 방법을 담은 이야기 [달빛 그림 자].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를 잃은 여자의 외로운 생애를 담은 이야기 [키친], 단 하나 뿐인 가족을 잃은 사람과 그를 위 로해 주는 여자의 이야기 [만월]. 요시모토 바나나가 쓴 세 편의 단편들 안에는,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절망 속에서도 꿈 틀거리고 반짝거리는 생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너무나 슬프고 외로워서 절망하겠구나. 생을 포기하고 싶겠구나.” 싶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씩씩하게 잘 살아갑니다. 그 이유를 요시모토 바나나는 한 주인공의 입을 빌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 습니다. “모두 다 그렇지. 하지만, 인생이란 정말 한번은 절망해 봐야 알아. 정말 버릴 수 없는 게 무언지를 알지 못하면, 재미라는 거를 모르고 어른이 되어버려. 그런 의미에서 난 그나마 다행이었지. 싫은 일은 썩어날 정도로 많고, 길은 눈길 을 돌리고 싶을 만큼 험하다고 생각되는 날들이 참 많았던 사람의 입에서 새어나온 이야기, 그건 그래서 난 절망했었다. 그래서 난 무척 불행했다가 아니라, 한번은 절망해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그나마 다행이었다.” 라는 이야기였습니 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14612일 방송>

 

2. “인사(1-3)”, “속이는 자와 그리스도의 적(4-11)” 그리고 작별 인사(12-13)”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요한서신은 보통 일서와 이 삼서의 저자가 동명이인으로 간주합니다. 일서가 요한복음서와 문체나 사상 등에서 비슷한 반면에 이서와 삼서는 신실한 장로로 보이는 때문입니다. 본문은 초대교회를 힘들게 하고 있던 다양한 적그리스도를 떠 올리게 합니다. 우리는 사도 바울의 서신들에서 초대교회가 직면했던 다양한 문제아들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율법주의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이방종교에 뿌리를 둔 영지주의자들입니다. 초대교회가 아니라고 해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인간의 도덕과 성실성을 강조하는 율법주의자들이 기독교 신앙에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 모릅니다. 그런가하면 영적 지식을 쌓기만 하면 죄를 완전히 없애버리고 천국에 이를 수 있다는 맹랑한 주장들이 있었는데, 이는 합리적으로 죄의 문제를 풀어보자는 헬라적 사고방식에서 온 거짓 가르침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토양은 1세기에나 21세기에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환경이라는 사실입니다. 항상 탄탄한 신앙을 지켜야 할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요한 이서의 저자는 잘 알려진 한 귀부인과 그녀의 자녀들을 위해서 편지를 쓴 것입니다. 편지의 골자는 서로 사랑하자.”는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특별한 계명이 아니라 처음부터 크리스천들이 받은 것으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개신교인들은 율법중의 율법인 십계명을 매우 경직되고 엄격한 규율로 인식하고 있는데, 사실은 그 중심엔 사랑이 버티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그런데 초대교회에 등장한 적그리스도들은 속임수에 능한 자들로써, 예수님이 육신의 몸으로 세상에 오신 것을 부정하고 있었습니다. 합리적인 신앙을 강조하는 이들이 자주 넘어지는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사람의 몸을 빌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거룩한 하나님이 죄로 범벅이 된 인간의 육신을 지닐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사람의 몸을 입으신 이른바 화육사상(化肉思想)은 하나님이 보여주신 사랑의 극치였습니다. 그것도 세상사들이 갈망해 마지않는 권력자나 부자로 오시지 않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 곁을 찾으셨으니 말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생각한다면, 하나님의 구원섭리는 사랑의 대서사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 사건이라 불리는 십자가와 부활은 감추어진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할 수 있는 기독교 신앙의 진수가 아닐 수 없다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한 이서는 흔들어대는 세상 풍파에 중심을 잃기 쉬운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귀한 묵상자료가 아닐 수 없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