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230(2021. 3. 3. 수요일).

시편 시 136:19-21.

찬송 5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맛이 좋고 힘이 센 물고기, 꼬치고기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먼저 큰 물통의 오른 쪽에 굶주린 상태의 꼬치고기를 넣어둡니다. 다음 꼬치고기들이 좋아하는 먹이인 작은 물고기들을 물통의 왼쪽에 넣어 둡니다. 그러면 꼬치고기들은 맛있게 생긴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것을 보고만 있지 못하고, 다짜고짜 덤벼들어 한 입에 집어 삼키려고 하지요. 하지만 물통가운데는 유리판으로 칸막이를 해 두었기 때문에,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겠다고 힘차게 돌진하던 꼬치고기는 유리 칸막이에 꽝 부딪히고 맙니다. 이렇게 몇 번 되풀이 되다보면, 꼬치고기는 주둥이에 온갖 상처를 입고 피투성이가 된 뒤, 결국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반면 왼쪽의 작은 물고기들은 처음에는 저쪽에 무서운 꼬치고기가 있으니 겁을 먹고 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벌벌 떨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무 탈이 없는 것을 알고 나서는, 이곳저곳으로 헤엄쳐 다닙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유리판을 치웠을 때입니다. 꼬치고기는 유리판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념(斷念)한 채 원래 있던 곳에 가만히 머물러 있고, 작은 물고기들 역시 겁도 없이 심지어 꼬치고기 앞을 자유자재로 헤엄쳐 다닙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굳어진 습성은 이렇게 바꾸기가 힘이 듭니다. 후에 그것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을 때도 감히 시도할 수도 못하게 하는 것, 단념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35일 방송>

 

2. “베데스다 못가의 병자(1-18)”을 읽었습니다. 본문은 요한복음서에만 있는 자료로, 예루살렘 성 안에 있는 유일한 간헐천(間歇川-때때로 끓는 물이 솟아나는 못) 베데스다에는 오랫동안 내려오는 전설이 있었습니다. 물이 동할 때 가장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가진 질병은 무엇이든지 낫는다는 전설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모여든 수많은 병자들 중에는 38년이나 된 중풍환자도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으니, 기회가 찾아와도 번번이 다른 사람들에게 뺏기고 말았던 것입니다. 어느 안식일에 주님은 이 베데스다 간헐천을 찾으셨고, 이 중풍환자에게 낫기를 원하느냐?”고 물으신 후, “일어나 요를 들고 걸어가라.”고 명하시자, 고쳐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날이 안식일이어서 안식일 논쟁에 휘말린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중풍병자를 고쳐준 사람이 누군지를 알고자 환자 본인에게 물었고, 성전에서 주님을 만났을 때, 자신을 고쳐준 분이 예수이심을 알게 되었고, 유대인들이 다시 물었을 때 예수님이라고 대답합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범한 죄를 물어 박해하기 시작했고, 주님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언제나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적어도 613개의 율법을 가지고 있고, 이를 더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서 시행세칙과 같은 보조 율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령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39가지의 보조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 보조율법에는 바느질, 체 질, 반죽, 빵 굽는 일, 묶는 일, 푸는 일, 두 글자를 쓰는 일 등이 있습니다. 율법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요구합니다. 잘못을 예방하고 바른 삶을 인도하는 방편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렇듯 율법은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소극적 내지는 부정적인 삶을 요구합니다. 그 결과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모든 은총에 대해서 감사하고 기뻐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두려움과 불안을 가득 채워주는 날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현대에도 율법적 신앙을 강조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억지로 기쁨과 감사를 강요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는 율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계속 율법만을 강조할 수는 없습니다. 율법으로부터 참된 기쁨과 감사함을 깨닫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그것은 복음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절망의 세상에 주님께서 오신 이야기가 복음입니다. 죄와 허물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용서의 이야기가 복음입니다. 아무 쓸모가 없다고 낙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 이웃이 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시는 이야기가 바로 복음입니다. 율법에서 복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때, 안식일을 은총의 날로 즐기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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