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503(2021. 12. 1. 수요일).

시편 시 42:9-11.

찬송 41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차라리 가난해서 굶어죽더라도, 내가 원하는 걸 하다 죽는 게, 세상에 속지 않고 내 인생을 살다가는 방법입니다.” 집안이 너무 가난한 탓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톈진 석유공장에 취직했습니다. 처음엔 파도에 흔들리는 선박위에서 일했고, 다음엔 석유 캐는 노동현장에 재 배치되어 혹사를 당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의 몸과 마음은 고단함을 너머서 피폐해졌습니다. 다른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간절한 다른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꿈이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굶어죽을 형편이라, 꿈꾸는 대로 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을 다짐했을 겁니다. 현실을 직시하자고. 지금은 어림없다고. 일단 밥이나 먹고 살자고. 하지만 그렇게 수없이 다짐해도 꿈을 향한 열망은 멈춰지지 않았고, 결국 이런 뜨거운 고백과 함께 자신의 꿈을 향한 첫걸음을 내 딛습니다. “차라리 가난해서 굶어죽더라도 내가 원하는 걸 하다 죽는 게 세상에 속지 않고 내 인생을 살다가는 방법이다.” 그의 이름은 웨민 준, 중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입니다. 그가 그린 그림속의 남자들은 한결같이 입을 크게 벌리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파안대소하고 있습니다. 한번 보면 웃지만, 열 번 보면 슬퍼집니다. 너무 화가 나서 웃고, 너무 슬퍼서 웃는 것처럼 보여서 입니다. 가장 무기력한 사람이 그나마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기재는 체념과 웃음이니까요. 그래서 그의 웃음은 가혹한 현실에 퍼붓는 냉소적이고 가식적이고 과장된 웃음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웃습니다. 마치 눈물로 만리장성을 무너트렸다는 설화속 맹강녀처럼, 웃음으로 만리장성도 무너트릴 것 처럼요. 한편으론 틱 낙한 스님이 들려준 이 이야기도 떠오릅니다. “죽어서 저 세상에 가면, 이 생에서 만났던 영혼들이 전부 한 자리에 모인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삶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돌아다보며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는다고 한다. 자신들이 너무 심각하게 살았다는 것이다. 삶이 하나의 즐거운 놀이이며 지구라는 별에 잠시 여행을 온 것인데도, 그걸 잊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 집착하면서, 영원히 살 것처럼 너무 심각했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힘, 세상에 속지 않고 내 인생을 사는 법. 어쩜 웃음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1212일 방송>

 

2. “사마리아는 망한다(9-15, 4:3)”을 읽었습니다. 덕담과 악담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덕담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악담을 하고는 곧 바로 후회를 합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건 먼 사이건 간에 덕담에 길들어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일종의 실험 같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고급 공무원으로 살던 분, 지도자라는 이름을 들으며 살던 분들과 교제를 하면서 살짝 권태를 느끼게 되었는데, 대화의 주제가 먹고 마시는 것에서 더 건강하고 재미있게 사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전부여서 그랬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책을 읽히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책을 한 권씩 선물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가능하면 독후감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세 분 중 두 분은 저의 피이드백에 동참하는데 한 분은 영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많이 읽어야 할 현직 목사인데도 말입니다. 누구의 말인지는 기억에 없지만, 책 속에 온 세상이 다 들어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평균 75세를 살아온 4사람의 인생 경험이란 게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임을 책들이 통렬하게 부셔버렸습니다. 오늘 본문은 드고아의 목자 출신 아모스가 부유와 번영의 도시 중 하나였던 사마리아를 향해서 악담을 퍼붓는 내용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사마리아에는 억울한 일로 가득하고, 바르게 살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말입니다.

    남을 등쳐먹는 자들뿐이고, 그렇게 해서 화려한 잠자리에서 뒹굴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만군의 하나님 야훼께서 그들의 겨울 별장 여름 별장을 쳐부수고, 상아로 꾸민 집들 고래 등 같은 집들을 자취도 없이 사라지게 하리라고 말입니다. 근사록(近思錄)에는 심생도야(心生道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을 살게 하는 것이 이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마음이 살아 있다는 말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저는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 풀고 싶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에게서 우리가 배울 진리입니다. 놀라운 것은 아무리 퍼내고 물 쓰듯 사용해도 끝없이 솟아나는 것은 사랑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랑의 범위를 온 세상으로 넓혀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의 화두는 심생도야입니다. 참고로 近思錄<천자문>, <동몽선습>, <소학><명심보감> 후에 배우는 책으로, 사서(四書/논어, 맹자, 중용, 대학)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읽히는 입문서라고 합니다.

 

3. 묵상식구 신창범장로께서 금년에 금혼식을 맞아 휴스톤에 사는 딸의 초청으로 여행을 떠나셨습니다. 기념에 남을 유익한 여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