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033호(2023. 5. 15. 월요일).
시편 시 139:5-7.
찬송 50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모윤숙은 노천명과 함께 해방 전후를 대표하는 여류시인입니다. 여성으로써 글을 배우는 쉽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당시 두 여류시인의 활약은 큰 의미를 지닌 일이었지요. 두 시인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역사상 정치적으로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겪었던 고난의 결과가 글로써는 좋은 결실을 맺었지요. 이후 데뷔한 여성 문인들에게 있어서, 묘윤숙과 노천명의 작품이 그들의 문학성을 가늠하는 가장 큰 잣대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천 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 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에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리. 먼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 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5월 가뭄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시인 모윤숙은 정열적이고 적극적인 신여성이었습니다. 서울 배화여고의 교사로 지내면서, 시를 쓰기도 하고 연극을 공연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 사실을 짐작할 수 있지요. 모윤숙과 당대 최고의 문재로 불렸던 이광수는 아주 가까웠던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모윤숙의 아호인 영은 역시 춘원이 지어줄 정도였던 것이지요. 서로의 재능에 깊이 끌리기도 합니다만, 둘은 이루어질 수는 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결국 모윤숙은 춘원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담아냈지요. 이곡 그리움처럼 말입니다. 모윤숙 시 나인용 곡 <기다림> 이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5월 14일 방송>
2. “인사(1절)”, “믿음과 지혜92-8절)”, “가난과 부귀(9-11절)” 그리고 시련과 유혹(12-15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셋째 단락입니다. 요즘은 쑥 들어가 버려 마치 없어진 말처럼 된 말 중에 징크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jinks란 재수 없고 불길한 일이라고 사전을 말하는데, 아마도 트라우마라는 말이 대신하는 것 같습니다. trauma는 정신적 외상이라고 설명하는데, 저는 야고보서를 읽을 때마다 일종의 트라우마를 느낍니다. 그것은 루터가 야고보서를 일컬어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말한 이래, 늘 신경이 거슬리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강조점이 지나치다 보면 그와 상대편에 있는 것에 대해서 혹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신득의 사상으로 성경 전체를 이해하려고 했던 루터의 입장에서는 야고보서의 행함이 없는 신앙은 죽은 것이라는 말이 몹시도 거슬렸을 것입니다. 실제로 야고보서는 첫 구절의 인사말만 빼 버린다면 서신의 성격을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적인 복음 선포도 없기에 기독교 설교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야고보서 전체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도 딱 두 번 언급됩니다(1:1, 2:1). 그래서 이 두 구절을 삭제하더라도 내용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니, 이신득의를 강조하는 루터에게는 지푸라기 서신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혹자는 야고보서는 본래 비기독교 문서였는데, 후대에 예수 그리스도를 삽입함으로 기독교화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신학교에서는 야고보서를 신약의 잠언서라고 가르치기도 합니다. 야고보서는 많은 경구(警句)들로 구성된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세 가지 낱말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시련과 유혹 그리고 욕심입니다. 야고보서 기자는 첫째 시련이란 모든 사람들이 짊어지고 살아가는 매우 보편적인 현상임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는 고린도의 왕으로, 신의 노여움을 사서 그 벌로 둥글고 큰 바윗덩어리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려야 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바위만 굴려 올리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인생들의 삶이 그와 같습니다. 그런데 야고보서 기자는 이 같은 시련을 견디라고 권합니다. 견디는 사람이 마침내 월계관을 얻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 다음은 유혹입니다. 유혹은 마치 악마의 꾐과 같은 것으로, 악마는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은 존재인데, 남녀노소에게 누구에게나 줄기차게 접근합니다. 파멸에 이를 때까지 말입니다. 그러니 악마를 멀리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욕심입니다. 욕심이란 자기 분수에 넘치는 마음으로, 배부르게 먹고 싶고 편히 쉬고 싶은 욕망 등입니다. 정당한 욕망이지만, 때와 장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가난한 시절에는 배부르게 먹고 싶은 욕심을 절제해야 하고, 부지런히 일해야 할 때 쉬려는 것도 욕심입니다. 이런 욕심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죄를 짓지 않는 엄청난 복을 누린다고 말입니다.
3. 오늘은 제가 졸업한 연세 신학대학 동기동창 몇이 저를 찾아오기로 했습니다. 속절없이 떠나간 많은 친구들을 지켜보면서 마지막이려니 하는 심정으로 만나자 해서 성사된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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