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75호(2025. 5. 26. 월요일).
시편 119:70-72.
찬송 53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에는 큰 뜻을 품고 이를 막는 장벽을 허물 영웅을 기대한다. 그러나 자신과 자기 공동체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에 갇혀 사는 소인배는 훨씬 더 많다. 수잔 앤터니는 미국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지는 날을 꿈꾸었고, 간디는 인도의 독립을 꿈꾸며 비폭력 혁명을 지도하였고, 마틴 루터 킹은 인종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었고, 나이팅게일은 숙련된 간호사가 봉사하는 현대적인 병원을 꿈꾸었고, 조나스 소크는 소아마비를 근절할 꿈을 꾸었다. 그들의 꿈은 이루어졌다.
2. “광야에서 이스라엘에게 시련을 주시다(1-6절)”을 읽었습니다. 만일 우리들이 시련의 의미를 이해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오늘 본문은 호기롭게 세계 최강이던 이집트의 파라오 왕을 따돌리고 430년의 길고 긴 노예 생활을 청산하고 가슴 벅찬 해방의 행진을 시작한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시련이 찾아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해방과 시련,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혼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특히 신앙생활이 흔들리는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이 시민들의 존경을 받는 시장으로 열심히 일하기 시작할 때, 철천지 원수 같은 자베르 경감이 나타나듯 말입니다. 우리들 삶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적지 않게 일어납니다. 위기의 순간도 그렇게 찾아옵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취했던 태도에서 타산지석을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위기와 시련에는 그럴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테니 말입니다. 신명기서 저자는 모세의 입을 빌어서 이렇게 진단합니다. “하나님께서 너희를 고생시킨 것은, 너희가 당신의 계명을 지킬 것인지 아닌지 시험해 보려고 하신 것이다.”(2절) 어쩌면 이스라엘처럼 우리들 역시도 수도 없이 많은 시련의 인생길을 걸어가면서 항상 우리가 기억하며 살아야 할 가장 중요한 명제/命題(proposition)는 하나님의 뜻을 따를 것인지 여부를 시험해 보시는 기회라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 40년을 회고하면서 나온 말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역사적 진실들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씩 지나 온 삶을 돌아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쁜 일들은 물론 슬프고 힘겨웠던 일들까지 말입니다. 그래야 오늘을 딛고 있는 삶이 참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과거는 과거로써만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는 무엇인가?>를 쓴 E. H. 카(1892-1982)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를 그의 책에서 수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온전한 우리의 현재를 이해하려면, 과거를 끊임없이 소환해서 말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학에 갓 들어간 제게 이 책을 강추하신 분은 신약학 주임교수셨는데, 이듬해 금서/禁書가 되어 책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짧은 문장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는 세계사적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것입니다. 개인은 물론 사회나 국가가 비뚤어지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치달을 때, 이 질문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과거와의 진솔한 대화 없이는 희망적일 수 없다는 말이며, 그런 의미에서 과거에 대한 객관적이고 진솔한 바탕을 확립하지 않고서는 현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모세가 그들 백성 이스라엘을 깨우고자 했던 가르침은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빵이 풍부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는 인류의 오랜 통념을 철저하게 깨부순 사건, 40년 동안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손에 의한 빵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내려온 참된 양식 만나 때문이었음을 눈뜨게 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더 많은 빵을 찾아서 온갖 싸움질을 하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는 진실에 눈멀어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들은 빵 만이 아니라, 40년 동안 옷이 해어지거나 발이 부르트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을 눈뜨게 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입니다. 그 역사가 자랑스럽든 부끄럽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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