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71호(2025. 5. 22. 목요일).
시편 119:58-60.
찬송 34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런 말을 그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에 남겼다. "그래도 사람은 패배하기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 "인간은 파멸할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 인간이 가진 가능성과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한 찬가. 비록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그런 인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그것의 긍정적인 방향으로서의 발현을 믿는 사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 비판자들은 인간의 탐욕이나 이기심, 어리석음 등을 주장하지만, 인간에게는 그것을 타개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능성 또한 있음을 역설하는 게 고무적이다. 우리가 어떤 경우에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2. “형제를 심판하지 말라(1-12절)”을 읽었습니다. 우리 한국 개신교에서는 먹고 마시는 것에 있어서 예민하다 못해 경기가 날 정도로 집착한다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내력은 초대교회로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현상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런 문제의 한 복판에 믿음이라는 것이 척도처럼 이해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소위 믿음이 있다는 사람들은 먹고 마시는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자유로웠으나, 믿음이 적은 이들은 채소밖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제사 음식, 곧 제사를 지낸 후에 이웃 사람들 사이에 나눠먹는 풍습은 근동 아시아 지방에서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크리스천들이 우상 앞에 차려 놓았던 제사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은 우상숭배와 다름없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그 밖에 어떤 날들은 귀하고 다른 날들은 천하다고 하는 가르침도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안식일이나 절기와 월삭을 중히 여기는 것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밖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주초문제가 여전히 교회 안에서 심각하게 취급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저의 형님 친구 분이 담배를 상습적으로 피울 뿐 아니라, 막걸리를 한 잔 마셨다고 해서 성찬 정지 6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친구관계가 좁혀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35개월 복무했던 광주의 기갑학교 교육대대에서는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괴물 같은 놈이라고 해서 고참들에게 많은 바보 병신 취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성경이해에 있어서 잘못 가르친 교회 지도자들의 탓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것보다는 비본질적인 것에 너무 함몰되어 있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성경 해석의 1차적인 고려 사항인 삶의 배경을 무시했다는 점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요소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예수가 그리스도이시다 는 건강한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든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우리나라 개신교인들 가운데서는 비본질적인 요소들, 가령 성경에서 그런 용어를 찾을 수 없다 해서 삼위일체설이나 사도신경을 사용하지 않는 일부 교파들에 대해서, 그리고 마리아 평생 동정녀설이나 성인 숭배사상 등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은 물론 이단으로 정죄시 하는 현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이해나 해석은 각 신앙공동체가 형성된 역사적 배경이나 신학적인 견해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데, 그것을 판결해 주실 분은 하나님 한분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분명한 신앙고백을 하는 이들을 향해서 이단으로 정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비본질적인 견해 차이로 본질적인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성경 해석의 문제인데, 우리 기독교인들은 세상 한 복판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 안에서 우상과 무관한 것을 다 피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모두 굶어죽거나 아무 것도 몸에 걸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우상에게 제물을 드리고 만들거나 행하는 것들인 때문입니다. 이런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상의 주인이 되시고, 창조하신 것들이라는 확고한 신앙만 있다고 하면, 모두 다 극복할 수 있는 사항들이라고 말입니다. 고린도 교회 안에서 심각하게 일어났던 우상의 제물을 먹어야 하느냐 여부에 대한 문제는 그 시절에는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수 십군데 제사상에 올렸다가 푸줏간에 나왔던 것입니다. 명백한 우상의 제물입니다. 우리가 먹는 생선들은 거의 대부분 풍어제라는 제사를 드리고 잡아온 것들이고, 우리가 입는 옷감이나, 타고 다니는 자동차 등등은 모두 제사를 지내고 운행하는 것들이라는 말입니다. 다행히 주초 문제가 건강에 나쁘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상, 인간의 삶에 백해 무익하다는 것으로, 금하라 말라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렇듯 성경의 배경이나 그 성경을 해석하는 우리 시대의 배경을 고려해서 성경의 참된 의미를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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