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72(2025. 5. 23. 금요일).

시편 119:61-63.

찬송 36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의 여성 소설가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1873.1-1954.8)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희망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한 번도 자신의 학생들에게 희망에 관한 얘기를 해 본 일이 없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희망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가르친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2. “신념의 생활(13-23)”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사용하는 말의 의미를 잘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중에는 신앙과 신념과 같은 용어입니다. 우선 신념이란 자신의 노력이나 경험적으로 얻은 가치와 기준에서 얻은 확신이라고 한다면, 신앙은 주로 종교적 맥락에서 하나님이나 초자연적인 존재를 믿고 신뢰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보다 쉽게 말하면, 신앙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은혜이며, 신념은 자신의 노력과 생각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에서 종종 신념이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까지 고향 교회를 다녔는데, 가끔씩 서울에서 대학 공부를 하시는 선배님이 오셔서 수요 기도회 등에서 설교를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신념으로 말씀하시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오늘 본문과 관계된 내용들이 그랬습니다. 선배님은 그 당시로써는 매우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는데, “하나님이 만드신 것들은 대부분이 다 귀하고 좋은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좋은 것들을 바르게 사용하지 않고 인간 중심적으로 이기적으로 비뚤어지게 사용하는데서 생기는 것들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신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신념에 관한 문제들을 취급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주로 음식에 관한 내용인데, 더러운 음식(개역 개정에서는 속된 음식)에 관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취급하는 내용은 다양하겠습니다만, 제사 음식, 제물로 올려졌다 푸줏간에 나온 소머리, 또는 제사를 지내고 잡은 생선들은 속된 것으로 먹지 말아야 한다는 현실에 대한 바울의 신념을 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로 인해서 소중하게 유지하고 지켜야 할 형제간의 관계를 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형제를 비판하고 미워하고 소원/疏遠하게 방치하는 것들 말입니다. 저 역시 주초/酒草 문제에 대해서 예민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목회자가 된 뒤에도 그것을 끊어버리지 못해서 애쓰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동료를 한심하게 생각했었으니 말입니다. 사도의 신념은 아주 분명했습니다.

    첫째는 소위 세속적인 음식에 대해서 벗어던지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 비본질적인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들 역시, 주님께서 생명을 바쳐 지켜주시고 구원하신 형제자매들이라고 말입니다. 둘째 그러나 동시에 그런 세속적 음식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한 연약한 신앙의 사람들 앞에서는 시험에 들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것입니다. 가령 이런 비본질적인 것들에서 해방된 사람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실 것입니다. 대부분의 서양 기독교인들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주초/酒草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한국 크리스천들 앞에서는 신앙적 양심적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할지라도, 삼간다는 성숙한 신념을 가져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제가 개척교회를 하였던 부산에서는 신 구교 지도자들이 연합해서 <일치회>라는 것을 결성해서 연합활동을 하였습니다. 그 중심에는 독일에서 온 로마 가톨릭 선교사 하 안토니오라는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그 모임에 가면 신부님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주초를 하였고, 권하기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오래 만나다 보니까 전혀 그 같은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세속 음식에 대해서 자유로운 형제를 비난하기도 쉽고, 그 문제에 민감한 다른 형제들 앞에서 주저함 없이 먹고 마시는 그런 자세도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사도는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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