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73호(2025. 5. 24. 토요일).
시편 119:64-66.
찬송 2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피하지 말고 마주하라.” 제임스 볼드윈이 남긴 명언이다. 볼드윈(1924.8-1987.12)은 흑인 작가로 뉴욕 할렘 가에서 태어났다. 직면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직면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어려운 일을 만나면 일단 피하고 보는 경향이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정공법/正攻法 만이 진정한 해답이다.
2. “약한 자의 짐을 져 주어라(1-6절)”과 “서로 받아들여라(7-13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요즘 선거철에 많이 등장하는 논쟁거리는, 내용보다는 절차와 같은 형식에 지나치게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신앙의 본질보다는 그것을 감싸고 있는 비본질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무엇이고, 비본질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는 것과 성경의 중심점은 예수가 인류의 구주가 되신다는 것을 믿는 일이며, 죽음 이후의 부활을 믿으며, 하나님의 심판 후에 영원한 삶을 살게 될 것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성경의 중심 주제입니다. 이런 본질적인 것에 동의하는데도 불구하고, 먹고 마시는 것이랄지, 교파들이 지향하는 신앙고백의 차이 등과 같은 비본질적인 것을 문제삼아서 마치 이교도처럼 대하고 증오하고 심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신앙고백을 목숨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교파가 있는가 하면, 그 중요성을 이해하면서도 성경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강조하지 않는 점을 들어서, 신앙고백 자체를 하지 않는 교파들도 있다는 것을 용납하자는 말입니다. 한 때 감리교회에서는 사도신경을 고백하지 않으면 출교할 기세로 중대 재판을 하였는데, 베트남의 한 한인교회 목사님은 자신들은 사도신경 자체를 고백하지 않는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같은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인정하고 공동체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참 아름답게 보이지 않습니까?
오늘 본문이 강조해 마지 않는 주제는 약한 자들에 대한 말씀입니다. 세상에는 약한 자들이 있습니다. 강한 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들,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들, 경제적으로 강한 사람들,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그 반대 편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약한 사람들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강한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현상은 신앙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이른바 믿음이 강한 사람들 때문에 믿음이 약한 사람들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는 이런 피해자들을 위해서 믿음이 강한 사람들이 마땅히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약한 자들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대신해서 짊어져 주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세상이라고 무신경하게 지나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성경의 정신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힘이 센 사람은 연약한 사람을 붙들어 주어야 하고, 많이 배운 사람은 못 배운 사람을 도와 주어야 하며, 많이 가진 사람은 많이 갖지 못한 사람을 주눅들지 않게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사야 61:1-3의 말씀이나,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눅 10:30-37)가 그런 말씀입니다. 제가 시골교회 목회자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 그랬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 말입니다. 기우러진 운동장에서는 공정이나 상식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무조건 건강한 사람이 병든 사람을 부축해 주어야 하고, 무조건 배부른 자들이 배고픈 자들을 먹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시혜를 베푸는 일이 아니라, 무조건 그래야 할 의무이며, 그렇게 할 때 함께 한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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