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109(2012. 8. 16. 목요일).

시편 26:1-4.

찬송 16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중국의 여성시인인 슈팅이 그러한 시를 지을만한 것도 한 것이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가 중국이라고 합니다우리나라도 뜻밖에 높아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탄소배출이 많다고 하고요. 그러니 앞으로의 직업으로 탄소배출권 직업 전망이 그만큼 밝겠지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주위에 탄소를 먹고 사는 나무가 아직 훨씬 더 울창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우리가 쉬는 숨이 녹색의 신선한 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슈팅의 시 <천직>을 마저 읽다보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분쟁이며방사능에 오염되는 세계의 평화를 걱정하다가, 어머니 주부라는 천직으로 돌아가는 시의 다음과 같은 마지막 연에 슬그머니 웃음이 주어집니다. 시에 나오는 황자두는 처음에는 황색의 자두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요. 황자두 라는 부두의 이름이라고 하네요마지막 연 읽어 봅니다. “오는 길에 황자두 시장에 들러/ 달걀 두 근하고 수박 반개를 샀다/ 값을 깎아 주지 않는 주인이 미워서/ 어느 새 파 몇 대를 집어 들었다/ 바로 그날 나는 스스로 임명한 유엔 사무총장 직책을 수행하면서/ 세계 평화를 참 많이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잊지 않고 아들한테/ 다진 파를 넣은 달걀 탕은 해 주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613일 방송>b.

 

2. 읽으신 본문은 우리 주님께서 무덤에 묻히셨을 뿐 아니라, 누구도 쉽게 움직일 수 없는 큰 돌로 무덤 문을 막았고 거기에 인봉까지 해서 파수꾼들로 지키게 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 만한 사유를 길게 소개하고 있습니다(63-64). 쓸데없는 헛소문을 미리 차단하려는 치밀한 계획이라고 말입니다. 거짓부리로 저려진 세상이라는 얘기처럼도 들립니다. 검은 것도 희다고 하는 세상,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자로 몰아가는 세상이니 그럴 만 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토록 절망과 슬픔뿐인 죽음 앞에서도 눈을 감아버리고 고개를 숙이지 않고 똑 바로 쳐다보는 눈길들이 있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 세베대의 아내 마리아와 또 다른 마리아가 그들입니다. 절망을 절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여인들입니다. 그들이 만나서 들었고 보았던 주님은 무덤에 갇혀있을 분이 아님을 믿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사흘 후 진한 향기를 풍기는 향유를 뿌려야 할 초라한 주검을 확인하려는 대상이었을까요? 그들 역시 우리들처럼 반신반의하였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녀들의 눈망울에는 빛을 내는 힘이 있었습니다.

   저는 장례식장에서 참으로 뜨거운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유족을 만나게 될 때, 따라서 눈시울을 붉혀왔습니다. 마치 죽음이 인생이 맞이할 통과의례의 최후라고 인정하듯 말입니다. 같이 웃고 같이 울어주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이 없다고 생각 들어서 말입니다. 그러나 제가 해야 할 임무는 주님의 무덤을 뚫어져라 응시하였던 세 여인처럼 그랬어야 합니다. 비록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릴지라도 고개는 떨구지 말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더 빛나는 눈빛으로 슬픔을 껴안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먼저 가신 분은 나름대로 열심히 잘 사셨다고, 할 일을 충실하게 마치셨다고, 그리고 주님의 나라를 향해서 출발하셨다고 암시하듯 말입니다. 주검 그 너머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 제 임무인 때문입니다. 절망에 고개 숙이지 않게 하는 것, 여기에서 신앙은 새싹을 틔우는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계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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