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149(2012. 9. 25. 화요일).

시편 35:20-24.

찬송 23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엄마에게 떼를 쓰고 악을 쓰면서 우는 미운 아이를 봤습니다.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그 작은 입에서, 끊임없는 도돌이표처럼 단 한마디가 계속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어쩌다가 저런 부정적인 말부터 배웠을까 딱한 모습에 혀를 차면서 돌아섰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저렇게도 단호하게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것은, 딱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정신의학자였던 엘리자베스 퀴불러 로스가 쓴 [인생 수업]이라는 책에서, 그녀는 말합니다. “아이들이 적절한 시기에 아니요.’ 라고 말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멎진 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너무 늦기 전에 아니요 라고 큰 소리로 분명하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라고요. 그동안의 생각에 반전을 주는 구절이었지요. 언제부턴가 누군가의 부탁과 요청에 아니요 라고 거절을 하면, 마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두고두고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서 쉽게 아니요 라고 말하지 못하는데, 저자는 그것이 종속관계의 대표적인 증상이고, 다른 사람의 요청을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을 기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비겁하게 길러졌기 때문입니다. 심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사실입니다. 나는 이 비겁하다는 말을 통해 어린 시절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사랑을 얻고자 했는지 상징적으로 말하는 겁니다. 우리는 대개 강한 자기 정체성을 이루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희망 사항에 신경을 쓰며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배웁니다. 타인의 욕구와 삶은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자신의 욕구와 삶은 무시하도록 말입니다.” 그렇게 비겁하게 길러진 탓으로, 우리는 행복에 대한 자신의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켜야 하는지도 잘 알지 못합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나를 팔아서 다른 사람의 사랑을 얻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욕망은 죄의식이 자리 잡기에 비옥한 토양이 되지요. ,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인생 수업]에 나오는 글을 인용해 봅니다. “사람들이 당신의 사유지를 가로질러 지나다닌다면, 적어도 1년에 한번은 그 땅이 당신의 것임을 알리는 푯말을 세워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푯말을 세우지 않으면, 몇 년 지나지 않아서 그 땅은 공유지가 되어버릴 겁니다. 우리의 삶은 그 사유지와 같습니다. 가끔씩이라도 우리는 아니요’, 또는 그건 나한테 상처를 주는 일이야. 네가 날 마음대로 할 수는 없어.’ 이런 말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경계선을 그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우리를 통제하려는 사람들에게 힘을 넘겨주게 될 것입니다. 힘을 되찾는 일은 바로 자신의 책임입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72일 방송>

 

2.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이라야 사람이지.” 누가 했던 말인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말을 어린 아이들에게 설명하려고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입니까? 바로 지난주일 제 모습이었습니다. 사람 얼굴만을 가졌다고 다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사람다운 생각과 행동을 해야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운 얘기를 나누는 분위기를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하나님을 자신의 아버지라고 말하자, 돌을 들어서 치려고 했습니다. 그 이유를 주님이 베푸신 선한 활동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독하는 죄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시 82:6절의 말씀 너희는 신들이며 다 지존자의 아들들이라.”는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 “성경은 결코 폐하지 못 한다.”(35, 5:17-18) 대답하신 것입니다. 문제는 하나님의 아들이 누구냐는 얘기입니다. 너무 쉬운 얘기이면서 동시에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마치 하나님은 우리의 조물주이시며 사랑의 아버지라고 얘기하면 알아들을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면서, 받아들이기에는 낯선 말처럼 말입니다. 이성적인 이해를 바탕에 두려고 할 때, 언제나 생기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모세가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이를 전할 때, 듣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말씀합니다그렇게 해서 하나님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기적들을 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4:16-17). 뿐만 아니라 시 82:1-4절의 말씀이 다름 아닌 제사장들을 가리키고 있는데,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신 말을 참람하다고 정죄하는 것은, 성경을 모르는 행위밖에는 안 될 것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성경의 말씀을 이성의 책이 아니라, 신앙을 위한 하나님 자신의 말씀으로 믿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 그 일이 누군가의 하나님이 되고 있다는 말씀은, 말씀의 권위와 능력이 하나님께 있음을 깨닫게 해 주고 있습니다.

 

3. 묵상식구 전의찬 교수님은 지난 45년 동안 어머니처럼 돌봐주셨던 형수님의 소천으로 마음아파 하십니다. 주님의 위로를 전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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