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187호(2012. 11. 2. 금요일).
시편 44:13-16.
찬송 43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서점으로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을 빼놓을 수 없지요. 문화 예술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에펠탑은 안 봐도 거기는 가 본다고 할 만큼 유명합니다. 파리에 있는 서점이지만, 불어로 된 책들이 아닌 영어로 된 책들만이 있는 영문학 전문 서점으로, 책을 사는 이들 못지않게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도 많은 작은 도서관 같은 서점입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을 제일 처음 연 것은 미국에서 건너온 실비아 리치였습니다. 지금의 자리인 파리 5구가 아니라 6구에서였지요. 서점 위에는 작가 지망생이나 작가들이 머물며 글을 쓸 수 있는 숙소도 있었지요. 무료 숙소였지요. 그리고 서점은 출판사도 겸해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 서점에 머물며 습작을 하거나 책을 낸 신인 작가들 가운데, 훗날 이 서점을 유명하게 만든 사람들이 있는데요. 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 데이지 로렌스 등이 그들이었습니다. 특히 20세기 최고의 문학적인 성과로 꼽히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는, 그 서점이 아니었다면 영영 묻혔을지도 모를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현대 문학사에 큰 공헌을 한 그 서점은, 2차 대전으로 나치가 파리를 점거하자 문을 닫게 되지요. 그러다 1950년대에 프랑스에 유학중이던 미국 시인 조지 휘트먼, <풀 잎>으로 유명한 월트 휴트먼이 아닌 조지 휘트먼이, 지금의 자리에 그 서점을 다시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금 영문학 책을 파는 서점일뿐더러, 자유분방한 영혼과 일상을 가진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산실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하지요. 그런 유명 도를 결정적으로 보여주고 더 크게 해 준건 영화 비포 선세트(Before Sunset)이었습니다. 주인공인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9년 만에 운명적으로 재회한 장소가, 바로 그 녹색의 서점 앞이었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7월 12일 방송>a.
2. 사는 것도 죽는 것조차도 힘든 게 우리 인생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으셨을 것입니다. 그냥 쉽게 넘어가는 인생 고개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본문은 석 달간의 겨울을 보내면서 지중해의 한 섬 멜리데에서 일어났던 기적 이야기와 그 낯선 곳에서도 믿음의 형제들을 만난 일화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겨울잠에 빠진 독사 굴 위에서 모닥불을 피운 일로, 화가 난 독사가 달려들어 사도의 손목을 물고 매달린 사건은 생사를 오가는 매우 위태로운 사건이었지만 아무 탈 없이 넘어가게 되자, 그곳 사람들은 사도를 신이라고 불렀다는 일화나, 그곳 섬에서 가장 유력한 사람의 환대를 사흘씩이나 받은 일과 그의 부친의 열병과 이질을 고쳐주자 몰려온 많은 병자들을 고쳐서 후한 대접을 받음과 떠날 때 많은 생활용품들을 받게 된 일화들이 차례로 소개되었습니다.
이렇듯 굵직굵직한 기적 일화들 때문에, 우리는 평범해 보이는 우리네 삶이 보잘 것 없어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바쁜 걸음을 멈춰 서서 돌아보면, 우리들 삶 속에서도 얼마나 놀라운 기적들이 가득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어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제게서 신학수업을 받았거나 교회 실습을 했던 이들이 훌륭한 학자들 혹은 목사들이 되어서 함께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 그렇게 놀랄 수가 없었습니다. 임시예배당을 꾸미는 일꾼들의 모습에서도 오래 전 개척교회당을 떠올리는 감격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매년 십여 차례 성경을 가르치는 강사로 나서게 되는데, 그 때마다 우리 기독교 신앙의 배타성을 얘기하는 곤혹스러움을, 어제의 강의에서 말끔히 씻어버리는 기쁨을 찾았으니 말입니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행 4:12) 이 구절 때문에 스스로 기독교 신앙을 배타적이라고 규정했던 것이 부끄러웠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기독교의 정체성을 말하는 요소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타 종교와도 대화할 수 있는 특징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종교들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입니다.
3. 어제는 오랜만에 긴 강의를 듣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독일 말부르그 대학(Marburg)의 Dr. Hans M. Barth교수의 두 특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이 선동(?)적이었는데, “과감히 죄를 지어라. 그러나 더욱 담대하게 믿음을 가져라”와, “종교개혁-성가신 골칫거리인가? 인류를 위한 선물인가?”였습니다. 묵상식구이신 말부르그의 나기호 목사님을 잠깐 생각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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