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221(2012. 12. 6. 목요일).

시편 53:4-6.

찬송 41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젊은 여성들에겐 검정 비닐 용지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들고 다니는 분들은 주로 나이든 어머니들이지요. 그런 어머니들의 검정 비닐봉지에서오늘은 문득 이 우영 만화가의 <검정 고무신>도 떠오릅니다. 스무 권이 넘는 만화였지만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질 만큼 큰 인기였지요. 이민간 친구들이나 친척에게 보내주는 일도 많았습니다. 만화의 배경은 1960, 70년대 한 변두리 동네, 서울의 변두리 동네에서도 검정 고무신을 볼 수 있던 너나없이 다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주인공인 기철이 기형이 형제는 대가족 속에서 따뜻하고 바르게 큽니다. 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어떤 건지화목한 가족애와 이웃애가 어떤 건지 어려운 시절의 정과 사랑이 매번의 위기마다 보여줍니다. 그러니 만화를 통해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의 얼굴엔 어느 덧 흐뭇한 미소가 번집니다. 어려운 시절이 더 행복했다는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고 없는 것 많았던 그 시절이 지금보다 훨씬 행복했다고도 말합니다. 이제 그런 어려운 시절의 상징이자 가난하지만 큰 행복의 상징이던 검정고무신은 우리 주위에서 사라졌습니다. 대신 검정 비닐봉지가 흔한 시대입니다. 같은 색깔의 용도가 다른 두 물건을 떠올리면서, 진정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의 일상과 삶이 전체적으로 정말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문득 큰 주제에 마음을 기우려 보게 되는 오늘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924일 방송>b.

 

2. 자신의 삶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복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시간은 대부분 힘들고 어려운 시절 곧 고통의 시절이라는 점입니다.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나 중요한 일에 있어서, 장벽이 생기고 뒤틀려질 때가 아니고서는 깊은 고민이나 생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사도와 데살로니가 교회 교우들 간에 풀기 힘든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도는 거듭 마음으로는 함께 하면서도 몸으로는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형편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사도는 자신을 대신해서 참다못하여디모데를 파송할 수밖에 없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목적은 그들의 신앙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 데살로니가 교회의 교인들은 사도가 가르쳐준 신앙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시험자들이 무엇을 가르쳤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미루어 짐작컨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 곧 복음을 붙드는 신앙이 아니라, 사람의 공적이나 선행에 의지하려는 율법적 신앙에 붙들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한국 교회 역시 데살로니가 교회가 몸살을 앓고 있듯, 율법적 신앙에서 한 발도 벗어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하셨는가에 우리의 마음과 생활이 터 잡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우리들 인간이 혹은 내가 무엇을 얼마나 훌륭하게 일하고 있는가에 정신을 다 쏟고 있으니 말입니다. 기독인이라기보다는 불교인에 훨씬 가까운 자세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설령 우리가 뭔가를 이뤄냈다고 하더라도, 그게 우리의 공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공로임으로, 우리를 내세울 하등 이유가 없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제일주의 중앙주의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정신을 사로잡고 있는 것 아닙니까? 교회 이름부터 바꿀 이유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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