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280호 .
시편 시 69:16-19.
찬송 23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서너 살 어린이들과 숨바꼭질을 하다보면요, 재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술래한테 들키는 순간, 손바닥으로 자기 눈을 가리는 겁니다. 어린이들에게는 그게 숨는 방법인데, 완전한 착각이지요. 내가 남을 볼 수 없다고, 남이 나를 못 보는 게 아니고요. 무엇보다 눈만 가린다고 다 가려지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어른이 된 후에도 큰일을 당하면, 나도 모르게 두 눈 질끈 감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하면 불행이 나를 못보고 그냥 지나칠 것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눈을 가려도 피할 수 없다는 것, 그러니 자꾸 숨으려고 하지 말고 그럴 때 일수록 오히려 두 눈 크게 뜨고 똑바로 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겠지요. 셰익스피어의 이 말을 기억하면서요. “세상에 좋고 나쁜 일이란 없다. 단지 우리가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년 11월 1일 방송>
2. 교회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교회에 속한 우리들 뿐 아니라, 요즘 세상사람들도 자주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본문에서 사도는 교회를 다양한 지체를 가진 그리스도의 몸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은 교회를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으로써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습니까?
교회는 믿음의 공동체다워야 합니다(고전 2:2).
교회가 세상 종교들과 구별되는 것은 하나님 중심의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종교는 인간중심의 사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불교가 그렇고 힌두교가 그렇습니다.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현실을 절망적이라고 선언합니다. 과학과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더욱 더 멀어지고 있으며 인간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죄에 사로잡힌 결과입니다. 이런 세상에 하나님이 오셨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새롭게 가르쳐 주셨다고 믿고 사는 사람들이 바로 교회입니다. 더 이상 육신과 순간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들로 살아가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교회가 하나님 중심의 신앙을 포기할 때,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신앙이 무엇인지 항상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교회는 소망의 공동체다워야 합니다(고후 5:17).
오래 전에 독일에서 <예수, 우리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교회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다시금 우리는 우리가 가진 희망이란 무엇인가? 를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희망 아닌 것을 희망인 줄로 착각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내 집 마련을 희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희망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에게 그것들은 희망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고 포기할 만큼 중요한 희망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한 대학교수는 아침 7시에 집을 나와 저녁 11시까지 연구실에 머물다 집에 와서는 잠만 잡니다. 그 분의 평생 희망은 일이었습니다. 하나님 백성의 희망은 주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인데, 그것이 바로 행복한 삶으로 이어지는 때문입니다. 매 순간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주님과 동행하면 견딜 수 있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다워야 합니다(고전 13:1-13).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들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어떤 영웅이 나타나서 세상을 사랑으로 충만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는 어떤 영웅에게 이 귀한 역할을 떠넘길 수가 없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들의 임무이며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사랑의 삶을 살기 보다는, 사랑의 말로 삶을 대체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행동이 아닌 말 뿐인 사랑이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을 슬프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가 원하는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사랑의 얘기도 사랑의 노래도 많이 들리지만, 정작 사랑의 행동이 보이지 않을 때, 더 큰 실망과 좌절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십 수 년 동안 우리는 천사운동을 해 왔습니다. 주님께 받은 사랑을 실천할 때, 하나님의 나라는 이루어져 가고 입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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