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302(2013. 2. 25. 월요일).

시편 시 74:1-3.

찬송 23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조금 있으면 한 살 더 먹는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돌아보게 됩니다. 한 해 동안 나는 무엇을 이루었나?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무엇을 거두었나? 이루지 못하고 거두지 못한 이유를, 무조건 게을렀다고 열심을 다하지 않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애요.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도,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요. 그 이유 중에 혹시 이런 것은 없을까요? 빠른 길로 가려고 했다. 빨리 가고 싶었다. 지름길인줄 알고 쫓아갔다가 그게 아님을 알고 돌아 나오는 바람에, 다시 길을 찾느라 헛된 시간과 괜한 수고를 낭비한 적은 또 없었을까요? 지름길로 보이는 그 길이 뜻 밖에 우회로일 수 있음을. 글쎄요. 고리타분한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이 삶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진실입니다. 박노해 시인의 <조금씩 조끔씩 꾸준히> 라는 시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그래요.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정직하게. 2013년에는 그래 보리라 마음에 다짐해 봅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1220일 방송>

 

2. 오늘부터 로마서를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인들에게/ΠΡΟΣ ΡΩΜΑΙΟΣ>라는 표제어가 붙어 있는데, 로마교회에게 보낸 서신으로 분류합니다. 학자들 대부분은 로마교회는 어떤 특정 전도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생한 교회로, 사도 바울이 기독교 신앙의 내용을 신학적으로 잘 풀어쓴 서신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의 본문은 기독교 신앙이란 예수 그리스도가 인생의 구주이심을 믿는 믿음으로 구원받을 수 있음을 밝히고, 복음의 빚진 자임을 자처하는 사도는 그 빚 때문에 로마지역에도 그리고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강열한 희망을 들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본문에서 사도는 복음이라는 말을 주제어로 삼고 있는데지금도 여전히 이 용어에 대해서 진지한 묵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이란 말은 기쁜 소식이라는 의미의 유앙겔리온(ευαγγελιον)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7절까지는 복음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8-15절까지는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힙니다. 복음이 무엇입니까? 오늘의 묵상주제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희망사항들을 얻게 되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희망사항을 따라야 할 것인가? 그동안 다른 종교인들처럼 기독자들 역시 자신의 희망사항에 매달린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복음을 자기중심적인 것으로 제한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땅히 바래야 할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희망사항을 아는 일이고, 또 그 희망사항을 향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들어야 할 하나님의 희망사항인 복음은 무엇입니까?

 

3. 묵상식구 김준현교수께서 오늘 연세대학교에서 구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묵상식구들을 대표해서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자랑스러운 학자로 연구에 정진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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