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563(2013. 11. 13. 수요일).

시편 시 135:9-12.

찬송 41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벗이 있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으나,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 나오는 벗이 있다. 이 두 부류의 벗에서 우정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사랑만큼이나 자주 쓰이는 말 중의 하나가 친구입니다. 사실은 아는 사람에 불과한데, 단지 그 앞에 오랜 세월이 붙어서 친구라고 부를 때도 많은 데요. 별 것 아닌 차이로 보이지만, 어떤 사건이 계기가 돼서 이런 중대한 진실을 깨닫고 나면, 누구라도 그만 쓸쓸해집니다. 친구인 줄 알았는데, 그냥 오래 알고 지낸 사람에 불과했다.” 조선 정조 시대의 선비 박제가는, 우정이 결코 오랜 세월에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장맛과 친구는 오래 묵을수록 좋다는 속담이 꼭 옳지만은 않다는 거지요.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우정이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벗을 사귐에 마음이 맞지 않으면, 무슨 말을 나누어도 말을 꺼내지 않은 것과 똑같은 법입니다. 벗을 사귐에 간격이 없다면, 비록 서로가 묵묵히 할 말을 잊고 있다 해도, 좋은 것입니다. 옛날에 머리가 세도록 오래 사귄 친구라도, 처음 만난 것처럼 서먹서먹하고,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사귄 친구라, 옛 친구다름없다 라고 한 말이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마음이 잘 맞는다는 ,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내 처지를 잘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면, 다른 사람에게 꺼내고 싶지 않았던 말들이 저절로 입에서 쏟아져 나와,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것이 다른 사람과 10년간 사귀며 나눈 대화보다 낫다고 합니다. 내가 친구라고 믿는 그는 친구일까요? 그냥 아는 사람일까요? 나는 그에게 친구일까요? 그냥 아는 사람일까요? 박제가가 말합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벗이 있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으나,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벗이 있다. 이 두 부류의 벗에서 우정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116일 방송>

 

2. 바벨론은 하나님께 심판받을 땅의 영광을 상징하는데, 그의 멸망이 마치 바다를 향해 힘센 천사가 들어 던진 큰 맷돌과 같다고 말씀합니다. 한 번 던져지면 더 이상 아무런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누려왔던 그 모든 영화들이 두 번 다시는 되풀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풍류를 즐기던 악사들과 가무에 동원된 무희들이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것이며, 온갖 금은세공을 맞춰주려고 드나들던 세공업자들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화려한 등불로 밤을 낮처럼 밝히던 결혼식이며 파티들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지자들과 하나님의 자녀들의 피가 바벨론의 영광에 가려 있었던 때문입니다.

   오래 전에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세워둔 파르테논 신전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 문화유산 제1호가 되어서, 옛 그리스의 영화를 짐작하게 합니다만, 제게는 많은 단상들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온갖 우상들의 집합소였다는 점이 그렇고, 지금은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등에 파르테논 신전의 부조상들이 뿔뿔이 떼어내 흩어지는 치욕을 받고 있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우리는 인간 역사의 덧없음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남기신 자취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합니다. 온 세상을 비추는 의의태양이 되신 것 아닙니까? 따뜻한 햇빛처럼 사랑과 정의 생명과 평화의 서광을 우리 인간들 가슴에 흘러넘치게 하셨다고 말입니다. 지금 우리들이 주님을 따라 가는 삶이란 돌에 새긴 건축물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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