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747(2019. 11. 6. 수요일)

시편 45:7-9.

찬송 23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레너드 번스타인, 스물다섯 살 때 혜성같이 등장한 뒤로, 누구보다 일찍 클래식 음악계에 대스타가 됐지요. 그런 뒤로 늘 큰 명성을 누렸습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 인생 전체가 한결같이 최고로 평탄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중간 중간 큰 시련과 고통들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음악 활동을 중단하거나,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섰던 적도 많았지요. 가령 그는 정치적인 성향 때문에 1950년대에는 음악활동을 금지당하기도 했고, 스스로 뉴욕 필하모닉 지휘자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여권 발급마저 금지돼서 해외활동도 할 수가 없었지요.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존 에프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면서, 다시 취임식 전야제를 지휘하는 등, 새로운 활동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또 케네디 대통령이 암상 당하면서, 다시 활동이 위축되기도 했었지요. 그런 굴곡 때문에 그의 전기를 쓰는 베리 셀즈는 번스타인의 전기 제목을 <정치와 음악 사이에서 길을 잃다>라고 짓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번스타인은 생전에 당대의 또 다른 최고의 지휘자인 카라얀과 늘 비교되기도 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두 사람이 경쟁심 때문에 사이가 나쁘다고 쓰기도 했지요. 실제로 번스타인은 열 살 많은 카라얀에 대해서 그의 음악이 싫다고 비판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카라얀이 80세 생일을 맞이했을 때는, 카라얀에게 생일 카드와 생일 선물을 보내기도 했지요. 그 다음 해에 카라얀이 사망했을 때는, 파리 연주회에서 그를 위해 2분간의 묵념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런 번스타인 자신이 마지막 공연 무대에 선 거는 19908월이었습니다. 여든 두 살에 그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지휘했지요. 하지만 4악장이 끝날 때에는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연신 기침을 했습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엔 호흡곤란으로 바로 입원을 했지요. 그 뒤에 그는 끝내 다시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은퇴를 선언했고, 그로부터 5일 뒤인 19901014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KBS FM 1 가정음악 2019. 5. 17. 방송>

 

2. “마태오를 부르심(9-13)”단식에 대한 질문(14-17)”을 읽었습니다. 지면 관계상 첫 단락만 묵상하려고 합니다. 예수님이 뽑으신 제자들은 한결같이 지도자급 인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당시의 신분으로 볼 때는 어부와 농부 등 비교적 하층에 속하는 인물들이며, 본문에서처럼 사람들에게서 죄인 취급을 받는 세리도 끼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제자라는 인물들은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낮은 등급의 위인들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걸 문제 삼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리새파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평소에 예수님의 행보(行步)에 대해서 탐탁지 않게 지켜보던 사람들입니다. 옳은 소리는 혼자 다 하고 다니는데, 너무 파격적인 해석으로 사람들에게 갈채를 받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은데, 하고 다니는 꼬락서니가 영 품위가 없었던 것입니다. 바로 저질스러운 무리들과 한통속이 되어 어울려 다니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세리인 마태의 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둘러보니 온통 거지 떼 수준들입니다. 그래서 더는 참을 수 없다 싶었는데 한 마디 합니다. “어찌하여 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먹느냐?” 그러자 주님은 저 유명한 말씀을 하십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가끔 성경을 비난하듯 말하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99마리 양을 빈들에 두고 한 마리 양을 찾는 게 옳으냐? 열 문둥이가 고침을 받았는데, 하필 사마리아 출신을 사람 구실하는 인물로 취급하느냐? 등입니다. 매우 예리한 지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익 계산서에 따라서가 아니라, 그 강조점을 주목한다면 이해가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주님은 굳어져버린 사회제도를 원칙적으로 부정하셨습니다. 남존여비는 물론 계급제도(caste)가 엄존하던 시대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품고 계신 사랑의 정신을 느낄 때만 이해되고 깨우칠 수 있는 위대한 변화입니다.

 

3. 오늘은 의정부 영문의 서주식 사관 내외가 힘써 가꾼 채소를 거두는데 일손을 보태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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