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884호.
시편 72:15-17.
찬송 364, 47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제 아침에는 안개가 참 무겁게 끼었었고, 오늘도 황사 예보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강한 황사는 비껴갔습니다. 바람의 힘이 참 대단하지요. 오늘 아침에도 바람이 세게 불던데요. 겨울과 봄의 징검다리인 요즈음 바람이 좀 세도 견딜 만 한 것 같습니다. 황사가 비껴가면서 아침 하늘 맑게 보이던데, 오늘도 밝은 태양 볼 수 있겠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년 2월 23일 방송>
2. 오늘은 사순절 넷째주일로 복음서의 말씀 요 9:1-41을 본문으로 “장애도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41년전 우연히 시각 장애인 고등학생을 만나게 되어 인연을 맺은 후로 지금까지 시각 장애인과 청각 장애인과 교제하는데, 최근 몇 년간은 그분들의 교회의 설교자가 되었는데 항상 좌불안석입니다. 비장애라는 게 많이 미안합니다.
장애인을 가운데 두고 누구 탓인가로 다투는 슬픈 세상입니다(1-2절).
1995년 미네소타에서 겨울학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미국인 입양기관에서 일하는 한 선교사님의 따님이 저에게 성탄절에 방문해서 한국에서 온 입양아들에게 스피치를 부탁했는데, 며칠 생각한 후 저는 완곡하게 거절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 당시에 한국 신문에는 3-4만불을 받고 아이들을 팔아먹는다는 기사가 실렸었습니다. 다시 제안을 해 온다면 주저없이 승락할 것입니다. “너희를 버린 게 아니라 사랑해서 그랬노라.”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장애인으로 혹은 가난뱅이로 태어난 것, 이런 것들은 결코 불행만이 아닙니다.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핏덩이로 버려진 두 여자 쌍둥이가 공주처럼 살게 된 것은 사랑이었다고 말합니다.
삶의 자리가 어디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려고 부르셨습니다(3-34절).
처음부터 자신의 삶의 자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답답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것을 생의 발견이라고 합니다. 다른 많은 사람에게서 영향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문의 주인공은 태어날 때 맹인이었습니다. 슬픈 운명으로 받아들였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실로암에서 깨달았습니다.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 혼란속에서, 이 맹인은 조금도 떨리지 않는 음성으로 “그분은 예언자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가 해야 할 중요한 한마디 말, 그의 생을 담은 말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본 오페라 <춘희>에는 우편 배달부가 나오는데, “편지요!” 라는 한 마디 말을 하기 위해서, 무게가 나가는 검은 망토와 2시간이 넘는 분장을 해야 했습니다. 그 배달부보다 얼마나 위대한 생의 임무를 수행한 것입니까?
영적으로 눈먼 사람이 가장 캄캄한 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35-43절).
화가이며 시인인 마리 로랑생은 <잊혀진 여인>을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녀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는 바로 영적으로 눈먼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을 볼 수 없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불행하고 불행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맹인 장로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늘 제게 얘기했습니다. 목사님이 눈으로 보고 듣는 파도를 자신은 더 아름답게 보고 듣고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분인가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며 사는데 말입니다. 영적으로 눈 뜬 사람과 영적으로 눈먼 사람의 차이였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할 이유입니다.
3. 사순절의 중심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가는 여러분과 주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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