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088(2020. 10. 12. 월요일).

시편 시 107:15-20.

찬송 48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명숙에게> 명숙아, 지금 네가 택배로 보내준 뽕 잎차를 우려 마시면서, 혼자 실실 웃고 있단다. 혼자 차를 훌쩍이면서 키득거리는 모습, 남이 보면 딱 오해하기 십상이네, 이러면서 말이야. 공부하는 사람이니까 차 많이 마시겠지? 커피 대신 몸에 좋은 우리차도 좀 마셔보렴. 그런데 도대체 뽕잎을 얼마만큼 집어넣고 우려내라는 말은 없어서, 너댓잎을 덥석 집어넣었겠지. 그랬더니 뽕잎 하나가 금세 커다랗게 풀리면서 찻잔에 가득 차 있는 것 있지? 어머 얘좀 봐, 무슨 차가 명숙이를 닮았니. 이런 생각이 들면서 계속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거야. 네가 원래 그랬잖니. 배포도 크고 손도 크고 웃음소리도 크고. 너 그때 기억나니? 너랑 네 동생이랑 나랑 셋이서 감자 수제비 끓여 먹던 거. 여름방학인데 비는 오고 어른들은 없고, 심심하던 차에 네가 감자 수제비 끓여주겠다고 손을 걷어붙이고 나섰었지. 그래 거기까지는 다 좋았어. 그런데 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딱 고만고만한 중학생 세 명이 먹을 수제비를, 글쎄 한 솥 가득 끓이면 어쩌겠다는 거니? 그렇게 일도 잘하고 손도 크더니, 고향에 눌러앉자 뽕나무 밭을 크게 일궈냈구나. 우연히 네 동생을 만나지 않았으면, 그대로 소식이 끊긴 채, 얘는 그동안 뭘 하고 사나? 생각만 하면서 지냈을 텐데, 이렇게 다시 소식이 이어지니 정말 기뻐. 그런데 이렇게 소식이 이어기지가 무섭게, 얼굴도 보기 전에 오디 쨈에 뽕잎 차에 푸짐한 선물부터 한 보따리 받고 나니, 진짜 명숙이를 만났구나, 이런 실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구나. 그래, 전화기 너머로 다 네 손 거친 것들이라고, 다 건강에 좋은 것이라고 큰 소리 탕탕 치더니, 그럴 만 했네. 뽕잎 차 참 구수하고도 맛있다. 또 맛도 맛있지만 보통의 찻잎에 비해서 이파리가 크고 대범해서, 마시면서 네 생각도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절로 웃게 되니 얼마나 좋아. 명숙아, 네 수고로 이렇게 마시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차를 거둬 보내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 얼른 얼굴도 좀 보자.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825일 방송> a.

 

2.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예수(1-20)”을 읽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손과 발을 씻는 것은 아주 오래된 관습이며 실제 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있었던 것처럼 유대인들은 외출에서 돌아오거나, 음식을 먹기 전에 손과 발을 씻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를 결례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손과 발에 묻은 먼저 정도를 씻기 위함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거나 잘못된 일을 저지른 것에 대한 반성의 뜻으로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가 습관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회개하는 매우 유익한 전통으로 발전시켜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예수께서 유월절 만찬을 앞두고서 결례의 관습을 행하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당신 손과 발을 씻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손과 발을 씻어주시는 것입니다. 종이 주인의 손과 발을 씻기거나, 제자가 스승을 씻기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반대로 하는 것은 매우 낯선 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주님께서 그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식탁에 앉으시자마자 그 까닭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스승이며 주인인 내가 너희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고 말입니다.

   주인이 종의 발을, 그리고 스승이 제자의 발을 씻어주는 것을 실천하면 복을 받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도 원하고 바라는 것, 복 받는 비결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성경 속에서 가장 먼저 다른 사람의 발을 씻어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로 아브라함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지나가는 길손을 불러들여 그들의 발을 씻어주고, 먹을 것을 정성껏 준비해서 대접했습니다(18:1-33). 그런데 어쩌다 행운처럼 만나게 되는 좋은 지도자 혹은 스승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지 않는 한 새로운 세상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꿈같은 희망이 주님의 말씀과 행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동시대의 사람들이 주님은 그들의 지도자들과 달리 권위가 있었다고 말했는데(7:28-29), 그것은 말과 행동이 같을 때 권위가 나온다.”는 리출의 말이 예서 출발한 것입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처세임에 반해, 주님은 말씀을 할 때 실천을 약속한 말이었음을 항상 기억해 둔다면, 허투루 말씀을 듣지 않을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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