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692호(2022. 6. 8. 수요일).
시편 시 78:56-60.
찬송 37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른 더위를 피해서 산으로 바다로 그리고 계곡으로 향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요. 현충일이었던 어제, 모처럼 짬을 내서 집 근처 가까운 산에 올랐습니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좁은 산길 모퉁이에서 기분 좋은 장면과 마주했는데요. “감자를 무인 판매합니다.” 이렇게 쓴 안내문과 함께, 옥수수 호박 감자 고구마 같은 것들이 놓인 작은 바구니를 봤습니다. 옆에는 돈을 넣을 수 있는 작고 예쁜 그릇이 함께 있었고요.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길이기는 했어도, 분명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기 때문에, 물론 야채 등을 팔고 있었겠지요. 그런데 뚜껑도 없이 가지런히 담겨진 돈이며, 물건들에 조금 놀랐습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한적한 길에 놓인 호박과 옥수수, 이러한 것들을 담은 바구니는, 보이지 않는 상대를 믿겠다는 하나의 약속이지요. 저도 잘 익은 옥수수 몇 자루를 고르고 돈을 셈해서 그곳에 넣고 산을 향해 걸어 올라가는 길에 느낀, 쏠쏠한 기쁨과 충족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 어떤 물건을 사고 나서 느낀 뿌듯함보다도 훨씬 더 강했는데요. 사람사이의 약속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하는 생각 새삼 들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6월 7일 방송>
2. “새로운 계명(7-17절)”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자주 뻔히 잘 알면서도 헛된 희망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그것은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빚은 오해들입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야.” 라든지, “새해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살 거야.” 라든지, 학교에 입학하면, 직장에 취직을 하면, 결혼을 하면, 이 병이 나으면 등 등 말입니다. 그런 결심과 각오들이 현실에 옮겨지기까지는 너무도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간과해 왔던 것입니다. 제가 보고 또 보는 드라마는 <전원일기>입니다. 옛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들인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식교육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헛된 희망을 품는 얘기들 앞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공부하라고 다그친다 해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기초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아이가 갑자기 힘든 수학문제나 국어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 모교인 거창고등학교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열반을 시행했습니다. 특히 영어는 A반 B반 C반으로 나뉘었다는 말입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출발점을 갖게 한다는 것은 신의 한수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바보 학교들은 다 똑같은 수준인양 억지로 푸쉬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옛 것과 새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옛 것이 나쁜 것이라거나 새것이 좋은 것이라는 통념이 아닙니다. 옛 것은 옛 것으로 중요하고, 새 것은 새 것으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기자가 말하고 있는 옛 것은 십계명을 비롯한 유대인들이 가르쳐온 율법들을 의미합니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율법은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고 지키는데 있어서, 그리고 모든 관계들을 유지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나 인간관계는 세상에서 사는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며 과제들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계명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것을 요한일서 기자는 그리스도의 출현이라고 밝힙니다. 그리스도는 죄와 죽음 아래 있는 우리들을 살려주실 뿐 아니라, 어둠에서 빛 가운데로 인도해 주신 분이십니다. 그것은 단순히 빛을 바라보고 누리며 살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항상 빛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유명한 바울의 관용구를 기억할 차례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문구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을 누림에 있어서,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말도 행실도 그리고 삶의 꿈과 그 과정도 말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밖에서 하는 일은, 그것이 아무리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일이라 해도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일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저는 그리스도 밖에서 유명해진 이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혹시 옛 계명을 따라서는 칭찬들을 수 있을지 몰라도 새 계명 아래서는 헛된 일만이 아니라 어리석은 일일지 모릅니다. 새 계명의 핵심은 사랑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스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사랑입니다. 세상을 사랑하셔서 세상에 오셨고, 사람들을 사랑하셔서 힘들게 가르치고 고치셨으며, 사랑으로 십자가를 지시고, 사랑으로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너희가 서로 사랑하라.” 명령하신 것입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새 계명 아래 살아야 합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삶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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