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16호(2022. 7. 2. 토요일).
시편 시 83:13-15.
찬송 44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곡 <산 노을>의 작사자이십니다. 유경환 시인이 지난 달 29일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유경환 시인은 서정시를 표방하며 모든 자연이 품고 있는 혼과 아름다움에 대해서 노래하고 싶다는 소망을 늘 강조해 왔습니다. 황해도 장연출신입니다. [산 노을], [혼자 선 나무] 등 50여권의 시집을 통해서, 간결한 이미지로 맑고 따스한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요. 유경환 시인은 동시 동화작가도로 잘 알려진 아동 문학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전에 시인은 동시와 시를 나누는 일을 반대했습니다. 영국은 동시라는 말 자체가 없다고 하면서, 자신 역시 동시와 시를 구분해 쓴 적이 없다고 말을 했지요. 자신의 시가 흙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하면서, 흙냄새 사람 냄새나는 자신의 시가, 아이 어른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유 시인의 시에는 유독 산이 자주 등장하지요. 산, 나무, 풀, 꽃 등이 단골 소재입니다. 그는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자연과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지요. 병석에서도 평생 시인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전했다고 합니다. 목숨이 다는 날까지 삶이 고단하고 피곤할 때, 위로가 되는 그러한 시를 쓰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힌 선생의 바램대로, 아름다운 시와 함께 산 그러한 일생이었습니다. 다시하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7월 2일 방송>
2. “율법의 목적(3:23-4:11)”을 읽었습니다. 율법의 가치에 대해서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평을 할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기독교회에 들어와 많은 선한 일에 참여하였습니다. 병원을 세워서 사람들을 고쳐주었고, 학교를 세워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향해 눈을 뜨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서 기독교를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안창호, 김구, 이승만 등 민족의 지도자들은 기독교에 대한 호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회가 우리 민족에게 큰 선물, 독립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선물을 기대하고서 천도교나 불교 등에서 개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듯 율법의 가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의 빗장을 풀게 해 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오랜 관습과 부딪히는 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가치인 율법에 동의하는 이상, 다른 문제들은 쉽게 눈감아 줄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런 율법의 가치 혹은 율법의 목적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 했습니다. 첫째 율법은 감시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3:23-24절). 사도는 믿음의 시대가 오기 전에는 율법이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둘째 율법은 죄를 깨닫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4:1-5). 율법이 없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죄를 짓고 있는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며 살고 있는지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셋째 율법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3:25-29, 4:6-11). 율법을 통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기쁨과 감격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틀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렇듯 율법의 장점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율법은 한계가 있습니다. 죄를 짓지 않도록 감시자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그 역할을 포기한다는 점입니다. 타락한 인간성 때문이기도 하고, 이해관계에 따라서 쉽게 무너져버리는 때문입니다. 선한 생각을 갖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선한 생각으로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마치 새해를 맞아 새로운 결심으로 출발하지만, 작심삼일에다 용두사미로 끝나는 우리들의 삶을 볼 때 말입니다. 그뿐 만이 아닙니다. 죄를 깨닫는 기회를 갖기도 하지만, 또다시 죄 가운데 머물러버리는 경우들이 너무 많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다짐을 하지만, 그 역시 그리 오래가지 않고 포기해 버립니다. 제 대학 동기 한 사람은 신학을 공부하면서도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책상 앞 벽면에 “국회로!” 라는 표어를 써서 붙이고, 매일 몇 차례씩 외치며 살았다 했습니다. 오랜 방황 끝에 다시 신학을 공부했고, 영락교회 부목사를 거쳐 미국에서 이민 목회를 하러 떠났는데, 그 뒤론 소식이 끊겼습니다. 율법이 우리들 삶에 용기와 절망을 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우리는 무력한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 정박하기를 권고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란 모든 크리스천이 존재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말과 행실이 그리스도 안에서 행한다는 의미입니다. 항상 그리스도를 염두에 두고 살아가는 일이며, 악취 나는 일들은 자신에게로, 향기 나는 일들은 그리스도께 돌리는 일입니다. 기도할 제목이어야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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