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44호(2022. 7. 30. 토요일).
시편 시 89:19-21.
찬송 51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현재 사랑에 빠진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데 밤낮이 따로 있을까요? 하지만 밤이 되면 그 그리움이 더욱 더 사무치게 되겠지요. 고병현 시 장일남 곡 <님의 생각>은 깊은 밤에 님을 생각하는 애절한 노래입니다.
“밤은 깊어 삼경인데, 님의 생각 절로 나고, 바람 소리 풍경소리. 이 내 마음 설레이네. 너와 살고 지고, 나와 살고 지고, 너와 나로구나. 내 사랑아! 오, 내 사랑아!”
비교적 단순하고 짧은 시 속에 애끓는 연정이 잘 표현된 곳입니다. 후반부의 내 사랑아, 내 사랑아, 하고 님을 부르는 소리가 절규에 가깝도록 애절하고 호소력이 있지요. 어두운 밤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고적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1962년 KBS TV을 통해서 공연된 곡입니다. 작곡가의 오페라 [시집가는 날]에 나오는 아리아인데요. 극중 산돌이라는 하인 머슴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가슴 속에서 파고드는 간절한 연정이 담겨 있지요. 이 곡은 바리톤 김성길이 장일남 선생 서재에 무더기로 쌓여있는 악보 속에서 발견을 했고, 자기 레퍼토리로 삼겠다고 가져가서 음반에 취입한 곡이기도 합니다. 연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나 절절하게 담겨 있는 곡이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7월 30일 방송>
2. “고통에서 영광으로(18-25절)”을 읽었습니다. 우리들 인생살이는 눈앞만 바라보면 캄캄하고 막막하게 생각됩니다. 그러나 눈을 들어 조금 더 멀리 바라보면 푸른 숲과 하늘도 보입니다. 이런 사실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어른이 필요하고 선생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조금은 더 일찍 그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첫 번째 섰던 대학 강단은 부산신학교(현 부산 경성대 신학대학)입니다. 그때는 70년대 말기라 신학석사만 가지고도 가르칠 기회가 많았습니다. 학교가 열악했던 때문인지, 저는 가자마자 목회지도과장을 맡았는데, 한국 교회의 온갖 비리들을 신학생들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고통 없는 영광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던 명구를 학생들에게 전했습니다. “No Cross, no crown!” 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십자가에 방점을 두는 해설을 붙인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크리스천들이 신앙생활의 목적 혹은 과정으로 고통이 없는 영광을 바라고 있다는 슬픈 사실입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한 제자가 제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의 연필 드로잉 아래에 이 글자를 쓰고, 십자가를 잘 짊어지는 공부를 하겠다 각오를 다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읽는 사람에 따라서 고통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빨리 통과해야 할 과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 사도는 말미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기에 참고 기다릴 따름입니다.”라고 말씀함으로 이런 우려를 싹 씻어버리고 있습니다.
젊은 날에는 고난을 사서 하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젊은 날에 겪는 고난은 그 사람의 일생을 두고 볼 때, 매우 유익하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그러나 이 말의 밑바탕에는 고난을 그리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기독교회가 가르치는 십자가의 길은 결코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힘써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자는 말입니다. 물론 희망하는 영광이란 이 세상보다는 저 세상에 두면서 말입니다. 제가 시골에 와서 텃밭과 꽃밭 그리고 비교적 넓은 잔디밭을 돌보고 있습니다. 텃밭에서 나오는 수확물은 본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씨앗과 모종 그리고 여름 내내 물주기와 벌레 잡기 등 인건비를 생각하면 반의 반절도 건지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꽃밭에는 수십 종의 꽃들이 피지만 이곳이 추운 때문인지 동해(凍害)를 입어서 여기에도 꽃씨와 모종을 다시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잔디밭은 며칠만 집을 비우면 온갖 잡초들로 숲을 이룹니다. 제가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모습을 보는 이웃들은 여러 충고를 합니다. 약을 뿌리라고 합니다. 잔디밭을 줄이고 나무들을 심으라고 합니다. 그러면 제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게 좋아서 시골에 내려왔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게을러지는 제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최상의 환경을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쉬엄쉬엄 오늘까지 일주일째 잔디밭을 낫으로 깎고 있습니다. 물론 시원한 아침과 초저녁에 중무장을 하고 나섭니다. 모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니까 옷을 잘 입어야 하고,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장화를 신어야 합니다. 땀을 쭉 흘리고 들어와 마시는 시원한 물 한 바가지가 행복을 전해 줍니다. <논어> 술이 편에 나오는, “飯疏食飮水(반소사음수), 曲肱而枕之(곡굉이침지), 樂亦在其中矣(낙역재기중)”이 딱 맞는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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