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57(2022. 8. 12. 금요일).

시편 시 90:15-17.

찬송 43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싱그러운 녹색 물결을 이룬 포도밭에는, 포도송이들이 탐스럽게 여물어가고 있습니다. 포도밭을 지나노라면 햇빛을 담뿍 빨아들이고 있는 포도송이들이, 벌써부터 달콤한 향기를 풍기고 있지요. 8월의 포도는 아직 푸른 빛 또는 자주 빛입니다만, 곧 반질반질 먹음직스러운 검보라색의 포도로 익어가겠지요. 8울이 되면 출하를 시작하는 포도밭이 많다고 하니까 이제 곧 제철 포도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도는 후드득 비가 오면 알맹이를 떨굴 만큼 약한 식물이라고 하지요. 포도 넝쿨 위로 비닐을 씌워놓는 것이 바로 포도 알이 비에 맞아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비가림막이라고 합니다. 포도밭의 아름다움은 고향을 떠나본 사람만이 안다는 이러한 말도 있습니다. 타향살이에 지쳐 돌아온 이에게 전해 주는 달콤한 포도 향내. 그런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 가을이 오기 전에 몸이든 마음이든, 어딘가 떠났다가 그렇게 푸근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812일 방송>

 

2. “그리스도 안의 새 생활 2(9-21)”을 읽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산다는 것은 꾸준히 선한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선한 삶이란 어떤 것을 말한다 생각하십니까? 1장에는 천지를 창조하시는 말씀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매일 새로운 것을 창조하신 후에 좋았다.”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70인 역(헬라어 구약성경)에서는 καλος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어 좋다는 의미는 선하다.” 또는 제 구실을 다 한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들은 한결같이 제 구실을 다하는 것들을 만들어졌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선한 삶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본문을 읽는다면, 매우 흥미로운 발견을 할 수 있습니다. “남을 존경하는 일을 다투어 하라.”든지,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일한다 든지, “환난 속에서 참는 다든지, “딱한 사정을 돌봐준다든지,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준다 든지 하는 것은 억지로 힘쓸만한 특별한 일이 아니라, 그게 바로 자연스러운 일로 제구실을 하는 삶이라는 말입니다. 잘난 체 하지 않는 일, 악을 악으로 갚지 않는 일이야말로 우리들 크리스천이 자연스럽게 풍기는 삶의 향기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제 구실을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누군가가 내게 원수 노릇을 하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원수 노릇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는 것이 큰 낭패입니다. 대학 시절에 의욕이 앞선 친구가 뜻이 맞는 친구들 몇 명과 기도원에 가서 얼마나 노래를 크게 불렀는지, 기도원 구들이 꺼져 내려앉은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비슷한 문제들과 결부되어서 실습교회에서 퇴출이 된 것입니다. 훗날 두고두고 자신을 퇴출시킨 목사님을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문제는 그 친구가 자신이 개척한 교회를 팔고 다른 곳에 교회를 세웠는데, 교인 수까지 다 헤아려서 교회를 양도했다는 것입니다. 후임자가 와서 보니 교인이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다며 애먼 내게 원망을 하였습니다. 교회를 양도하든 양수하든, 제구실을 다하는 그런 모습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제 구실을 하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남편으로 제 구실을 하고 있는가? 부모로서 제 구실을 하고 있는가? 목사로서 제 구실을 하고 있는가? 왜냐하면 제 구실을 하는 삶이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생활인 때문입니다. 일반 사회인들이 크리스천을 역겹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제 구실도 못하는 주제에 입만 벌렸다 하면 천사의 말을 쏟아낸다는 것입니다. 말이란 한 순간을 모면하거나 자랑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제 구실하는 행동은 기억에 남이 있는 한 오래 아름다운 추억으로 머물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생활은 제 구실을 하는 삶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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