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85(2022. 9. 9. 금요일).

시편 시 96:11-13.

찬송 41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루는 것처럼 하얗게 피어 있는 메밀꽃 밭의 정경,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소금을 뿌린 것처럼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메밀밭에 들어서면, 굳이 소설속의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먹먹해 지고 시인이 될 것 같다고 말한 이도 있는데요. 조지훈 시, 박영주 곡 <마을> 준비했습니다. 전원의 풍경이 보이는 것 같은 시지요. 곡을 듣고 있으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서정과 낭만이 물씬 담겨져 있는 곡입니다.

    “메밀 꽃 우거진 오솔길에, 양떼는 새로 돋은 흰 달을 따라간다. 늴리리 호둘기 불던 소치는 아이가,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본다. 산 너머로 흰 구름이, 흰 구름이 나고 죽는 것을. 목화 따는 색시는 잊어버렸다.”

    메밀꽃이 활짝 피어 있는 딱 이 맘때 쯤 시골 마을이 지닌,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품격을 멋진 선유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 방송국의 대학 가곡제 대상 작품입니다. 1982년 발표 당시에, 대학생의 작품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았지요. 작곡가는 당시 연대 음대 작곡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노래는 같은 학교 성악과 4학년 인 강무림이 불렀습니다. 소탈하고 지나친 감정을 배제하고 있는 이 곡은, 극적인 전개감이 조금 부족한 대신에 수채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담담하게 스케치 한 모습이 부담스럽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911일 방송>

 

2. “삼손2(1-20)”을 읽었습니다. 삼손의 첫 번째 결혼은 무참히 깨트려졌습니다. 삼손이 밀 추수를 위해 처가를 방문했을 때, 장인으로부터 사위 삼손이 자기 아내를 미워할까봐 들러리 중 한 명에게 시집을 보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삼손에게서 수수께끼의 정답을 알아내 자기 동족에게 알려줌으로 삼손의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것을 알고, 결혼이 파탄이 났다고 생각한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처제와 결혼하라고 제안합니다. 화가 난 삼손은 여우 300마리를 잡아 두 마리의 꼬리를 묶고 그 사이에 홰를 하나씩 매달아 불을 붙여 곡식밭으로 쫓아낸 것입니다. 대형 화재 사건은 밀밭 뿐 아니라, 포도밭과 올리브 밭까지 다 태워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블레셋 사람들은 화가 나서 삼손의 처가 일족을 불에 태워죽이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블레셋은 군대를 보내 유다를 공격하였는데, 삼손을 잡아가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연약한 유다 백성들은 삼손에게 달려가서 삼손을 결박해서 블레셋에 넘겨주어야 유다가 생존할 수 있다고 설득해서 새 밧줄로 삼손을 묶어 블레셋에 넘겨줍니다. 포로가 되어 잡혀온 삼손을 본 블레셋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자, 하나님의 영이 삼손에게 임하자 그를 묶고 있던 밧줄이 불에 탄 새끼줄처럼 끊어졌고, 옆에 있던 당나귀의 턱뼈 하나로 삼손은 무려 일천 명이나 되는 블레셋 사람들을 죽이게 됩니다. 그러나 전투에 힘과 땀을 다 쏟은 삼손은 목이 말라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며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하나님은 그곳 레히의 움푹 들어간 곳에서 물을 솟게 해서 샘을 이루고 했는데, 오늘까지도 엔학고레 샘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부르짖는 자의 샘이라는 뜻입니다.

   이렇듯 삼손의 무용담은 영웅을 고대하는 우리 시대에도 한줄기 청량제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특채된 나실인이며 사사가 된 삼손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방 여인이나 술집 여인들을 찾아다니며 유흥을 즐기는 방탕한 삶을 생의 마지막까지 살았던 위인에게서는 아무것도 본받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와 백성들이 40년이란 긴 세월 블레셋의 학정에 시달리고 있는 비참한 시절에 사사로 부름을 받은 사람이 주색잡기에 빠져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지도자상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질문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이처럼 사려 깊지 못한 사람에게 장사의 힘을 주시고, 그를 사사로 부르셔서 하나님의 역사에 일꾼으로 부르시는가? 하고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나님의 일터에 필요한 사람은 다양한 종류의 일꾼이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삼손이 농사꾼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건달들과 어울려 살았다는 점, 그리고 평생 방탕한 삶을 살았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사사로 20년을 봉직하였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역사에는 사무엘 같은 신실한 사사뿐 아니라, 건달 같은 사사도 필요했다는 말 외에는 덧붙일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삼손도 필요로 하신다고.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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