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07호(2023. 1. 9. 월요일).
시편 시 118:1-3.
찬송 17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연준 선생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작곡을 시작했습니다만, 이후 3천곡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여가 시간에도 악상이 떠오를 것을 대비해 작곡하는 펜을 놓지 않았다는 지인들의 말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한 때 정치적으로 연루되어서 그의 삶에서 무척 힘들었던 시기로 기록되는 1971년 무렵에도, 그는 음악을 통해서 위안을 얻곤 했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공간 속에서 유일한 위안은 음악이었지요. 떠오르는 가사와 멜로디를 잊지 않기 위해서, 벽에 손톱으로 곡을 기록하고 훗날 다시 정리해 완성한 곡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청산에 살리라>입니다.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이 봄도 산허리에 초록 빛 물들었네 세상 번뇌 시름 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길고 긴 세월동안 온갖 세상 변했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김연준은 1914년 함북 명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사업가인 부친 덕분에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서, 유년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로 이사를 하면서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진학해 시를 전공했습니다만, 현제명 안기흥 등에게 성악과 작곡을 사사했지요. 연희 전문학교 4학년 때인 1938년에 성악가로써 첫 독주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도미해서 음악 공부를 하려던 계획은, 2차 세계 대전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요. 결국 25의 나이에 서대문 동아 공과학원을 설립하고, 이후 교육자이자 사업가로써의 삶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를 다시 음악으로 귀의하게 합니다. 1972년 시민회관에서 열린 작곡 발표회를 계기로, 작곡가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지요. 이후 작곡가로 활동한 서른 해 남짓의 기간 동안, <청산에 살리라> <무곡> <비가>처럼 무척이나 아름다운 가곡들을 많이 발표를 했습니다. 선생은 자신의 한 가곡집 서문에 이러한 글을 남겼습니다. “인생의 모든 세속적인 것들은 가랑잎처럼 져가도, 위대한 음악은 영원 속에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이지요. 그의 음악과 함께 이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1월 8일 방송>
2. “인사(1-2절)”과 “그리스도를 통하여 받는 영적 축복(3-14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영적 축복을 주신 하나님께 찬양하자”는 것이 중심 주제입니다. 새삼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우리는 영적 축복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영적인 것의 맞은편에 있는 육적인 축복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우려온 것이 사실입니다. 흔히들 육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이고, 영적인 것은 먼 미래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적인 것에 대해서 소홀히 하거나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제는 대학 동기동창들이 카톡 방을 열고 초대를 해서 들어갔는데 졸업생 17명중 6명이 죽고 해외에 5명 국내에 6명이 있다며 이러다 얼굴도 못보고 헤어지겠다며 성화였습니다. 밤새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 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그렇게도 온갖 땀과 열정을 쏟고 소중하게 여기던 육적인 축복들을 매일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무엇이 이 땅에서 얻은 소중한 것들일까? 부귀영화를 대변하는 것들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영적인 축복들을 베풀어 주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신 것이라고 하십니다(4절). 둘째는 그 그리스도 때문에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신 것이라 말씀합니다(5절). 셋째는 그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우리가 죄와 죽음에서 구원받은 것이라 하십니다(7절). 넷째는 그 그리스도로 인해서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8-9절). 다섯째는 이런 이유들로 해서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라 하십니다(12절). 여섯째는 우리에게 성령 하나님을 모시도록 은혜를 베푸신 것입니다( 13절). 이 여섯 가지 축복들은 우리가 그리스도 밖에서 살고 있을 때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하나하나가 위대한 축복입니다. 세상에서는 찾을 수도 없고 얻을 수도 없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자신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이었습니다.
3. 요즘 몇 개의 유행가 가사와 가락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장례식에서 패티 킴이 조가를 불렀는데, 만년의 외솔이 가진 감정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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