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25(2023. 1. 27. 금요일).

시편 시 119:28-30.

찬송 40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김달성은 우리 고전음악과 서양 음악 사이를 넘나드는 예술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두 번의 유학생활을 통해서, 서양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졌던 그는 서구 음악의 기교 속에 한국적이 요소를 어떻게 담아낼지를 고심했다고 해요. 김달성의 이런 음악적 고민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에 곡을 붙여서 연가곡집을 만드는 것으로 구체화 되었지요. 소월의 시집을 들고 떠났던 빈 유학생활에서, 그는 <먼 후일> 10여 개의 시에 곡을 붙였고, 이후 조병화, 서정주 등의 시에 차례로 곡을 붙여서 그의 음악성을 대표하는 연가곡집들을 완성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의 시에 곡을 붙인 곡이지요. 1977년에 발표한 같은 이름의 연가곡집에 수록된 곡입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나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작곡가 김달성은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후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1958년 제1회 작곡 발표회를 가졌습니다만, 이후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떠나서 오스트리아 음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실내 음악 발표회를 열었지요. 서양 음악의 토대 속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의 얼이 담긴 곡들을 완성할 수 있을까를 연구했던 그의 음악적 고민은,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를 연가곡집으로 재탄생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놨습니다. 김소월 김영랑, 조병화, 서정주 등, 많은 시인들의 작품이 그의 곡의 옷을 입고 새로운 장르로 거듭났지요. 지난 해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인 연가곡집 [별 헤는 밤]이 뒤 늦게 발간됐습니다. 우리 시가 지닌 풍부한 감성적 울림을, 자신만의 음악 어법으로 담아냈던 작곡가 김달성 선생의 노고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26일 방송>

 

2. “율법과 약속(15-22)”을 읽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선택하시고 그에게 복을 주시겠다 약속하셨는데, 이는 보통의 인간들이 기대하는 일시적인 것들, 곧 오래 살고 자손을 많이 낳고, 풍성한 재물을 얻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되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17:8).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 사실을 늘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이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니라”(3:6)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제게 아들 하나가 있는데, 아주 어릴 때 논어 위정편의 한 구절을 외우게 했습니다. “군자(君子) 불기(不器)”라는 구절이었습니다. 군자의 품은 너무 넓어서 어떤 한 틀 안에 가두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네 손에 뭔가를 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아버지가 네 곁에 있는 것으로 만족하라고 덧붙였습니다. 그 뒤로 아이는 자라면서 그 말을 종종 상기시켜주었습니다. “저는 아버지만 옆에 계시면 아무 문제없어요.”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스라엘이나 오늘의 크리스천들이 이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마다 자신들의 손에 뭔가를 쥐어 주시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며, 야곱의 하나님이 저희 곁에 계심을 잊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약속 혹은 말씀은, 세상이 시작되는 때부터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당신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인간들과 동행하시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19:4, 28:20). 그리고 이 약속을 항상 기억하며 살도록 여러 가지 율법을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율법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는 율법이 가진 중요한 기능들, 죄를 죄로 깨닫게 하는 것은 물론, 죄를 두려워하고 피하는 힘과, 마침내 율법으로는 불가능하다 깨닫게 될 때, 몽학선생이 되어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께 인도하도록 맡겨야 할 것입니다. 결국 율법이란 하나님께서 동행하시겠다는 약속을 전제할 때만, 가치가 있고 도움이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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