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000호(2023. 4. 12. 수요일).
시편 시 130:1-4.
찬송 53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아고수집 雅古搜輯>은 추사 김정희와 다산 정약용 등의 친필 필첩筆帖과 화론畫論을 옮겨 적은 소책자다. 소치 소치 허련 허련의 인장이 찍혀 있다. 읽다가 다음 글에서 눈길이 멎었다. ‘빈천이 부귀만 못하다는 것은 속된 말이다. 부귀보다 빈천이 낫다는 것은 교만한 말이다. 가난하고 천하면 입고 먹는 마련에 분주하고, 아내와 자식이 번걸아 원망한다. 어버이를 봉양하지 못하고 자식을 가르칠 수도 없다.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다만 전원이 그나마 넉넉하고 언덕과 골짜기가 기뻐할 만하다. 물에서는 고기와 새우를 벗 삼고, 산에서는 고라니와 사슴을 동무 삼는다. 구름을 밭갈며 달을 노래하고, 눈을 낚시질하며 꽃을 읊조린다. 뜻 맞는 벗과 짝지어 어울리고, 소 먹이는 아이는 장난치며 무릎 사이로 붙는다. 어떤 때는 한 칸 방에 오도카니 앉아 고요함을 익히며, 아무 일도 작위하지 않는다. 혹은 수레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여러 날 머물며 돌아옴을 잊는다. 즐겁기가 진찌 신선만 못지 않아도, 어찌 늘 족하기야 하겠는가?
잇대어 쓴 다음 문장은 <송사宋史 : 소순흠열전>에 나오는 글이다. 초저녁에 잠들어 대낮에야 일어난다. 뜨락은 고요하고 창문은 환하다. 그림과 책을 펼쳐놓고 거문고와 술잔으로 날마나 즐긴다. 흥이 일면 작은 배를 띄워 읊조리며 강과 산의 사이에서 옛일을 돌아본다. 좋은 차와 막걸리는 근심을 녹여주기에 충분하고, 미나리와 게는 입맛을 돋우기에 알맞다. 이야말로 세간의 지극한 즐거움이다. 부귀가 무작정 자랑이 아니듯, 빈천도 부끄럽기만 한 일은 아니다. 부귀에 취하고 빈천에 짖눌려 황폐해진 삶은 보기에 민망하다. 부족해도 부자로 사는 방법이 있다. 세간의 지극한 즐거움은 마음으로 누리는 것이지 재물로는 안 된다. 작위함을 버려야 내면에 고요가 깃든다. 어디서 세간의 지락을 누려볼까?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 자꾸 마음자리를 돌아보게 한다.” 정민, <옛 사람이 건넨 네 글자 : 세간지락世間至樂>, pp.157-159.
2. “나는 참 포도나무(1-11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당연히 “계시 복음”의 한 구절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신 말씀으로 그림 언어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당신을 참 포도나무라고 말씀하시니, 거짓 포도나무 또는 가짜 포도나무를 염두에 둔 말씀입니다. 참 포도나무이신 당신과 그 나무의 가지들로 우리들을 삼으셨으며,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이 나무를 가꾸시는 농부시라 하십니다. 오늘 말씀의 중심점은 하나님과 우리 주님 그리고 우리들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농부이신 하나님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시고 세상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런데 너무도 감사하게도 우리들 인간이 하나님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포도나무이신 주님과 연결되어 있는 포도나무의 가지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잘 아시는 대로 포도나무는 포도 열매를 기대하며 옥토에 심습니다. 열심히 땅을 파서 거름을 주고 물을 주고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달콤하고 즙이 많이 나는 포도열매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들 자신을 과대평가해서도, 그렇다고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려고 힘쓰면 그만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새삼 우리 인생의 역할을 살피게 합니다.
우선 우리는 건강한 삶을 살도록 힘써야 하는데, 사실 우리가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포도나무 원둥치이신 주님과 잘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하면 충분한 영양분을 얻을 수 있고, 하나님이 주시는 햇빛과 비 그리고 구름과 바람을 맞으며 열매를 맺고 키워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 순간도 우리의 존재 자체를 지탱해주고 살게 해 주시는 주님에게서 떨어지지 않도록 힘쓰는 일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건강비결이 없습니다. 다음으로는 열매를 맺고 튼실하게 잘 키우는 일입니다. 열매를 맺는 일은 신비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들 욕망만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일이 아닌 때문입니다. 열매는 건강한 나무에게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건강한 체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건강한 나무는 열매 맺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탐스러운 열매로 자라는 것 또한 건강한 나무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그래서 모든 포도나무 가지인 우리들은 하나님께 늘 감사하며 찬송할 과제가 있습니다. 포도원 농부이신 하나님과 포도나무 이신 우리 주님, 그리고 그 나무에 잘 연결되어 있는 우리들 포도나무 가지들, 이 관계를 한 시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러니 삶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3. 오늘이 묵상자료 8,000회가 되는 날입니다. 지금까지 도와주신 성령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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