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152(2023. 9. 11. 월요일).

시편 시 18:26-28.

찬송 25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바람 부는 언덕 위에서 오랫동안 세찬 바람을 맞으며, 혼자 서 있는 듯한 그러한 기분 말인데요. 하늘은 높고 모든 것이 평화로운데, 알 수 없는 사념에 마음이 어지럽기만 하지요. 무거운 추를 단 듯 저 깊은 곳으로 마음이 한 없이 내겨가기만 합니다. 계절이 청명할수록 유독 사람의 마음이 깊이 흔들리는 이유를, 누군가 시원스럽게 설명이라도 해 주었으면 싶기도 하고요. 바람결에 마른 풀 잎들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리는, 그런 날의 이유를 말입니다.

    “그리움이 살포시 달빛이 하늘을 헤치고, 당신의 신화 속에 사랑하나 싶었네. 부드러운 그대 가슴에 수많은 시간을 묻으며, 머물렀던 품을 떠나 언젠가 돌아가야 하는 길. 당신의 신화 속에 머물고 싶은 마음. 애타는 이 밤, 애타는 이 밤. 바람 부는 언덕에 달빛이 하늘을 헤치고, 당신의 신화 속에 정지된 시간 속. 타오르는 별 하나 내려와 풀어주는 수많은 날들이, 유성처럼 스쳐가는 언젠가 돌아가야 하는 길. 당신의 신화 속에 머물고 싶은 마음. 애타는 이 밤, 애타는 이 밤.

    살면서 문득 찾아오는 쓸쓸하고 허망한 마음을, 시인과 작곡가는 가곡으로 옮겨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속으로 조용한 울음을 삼키는 일이라.”는 한 시인의 말이 곡과 더불어 떠오르기도 하고 말이고요. 결실의 계절에 일컫는 풍요로운 계절에, 많은 사람들이 늘 이렇게 마음을 앓는다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 합니다. 곁에 사람이 많을수록 뒤를 돌아보게 되는 불운한 본능 탓이겠지요. 마음에 작은 울림소리를 담은 것처럼 호소로 넘치는 창법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하오기 시 김동환 곡 <바람 부는 언덕에> 이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911일 방송>

 

2. “가장 큰 재난(14-23)”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24-27)”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 와중에 우리나라 방산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기만 한 소식은 아닙니다. 호전적인 사람들에게는 평화는 힘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을 하며 우리나라가 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며 어깨를 으쓱해 보지만, 오히려 가장 먼저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인 것은 알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일부러 싸움에 앞장서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잘 훈련된 투사라고 하지만, 총알을 피해갈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말씀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흉측한 우상이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선 것을 보거든이라는 말씀으로 재난의 징조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흉측한 우상을 다니엘서 9:27, 11:31, 12:11에서는 하나님의 성소를 무력하게 만들고 어지럽히는 일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장 큰 재난이란 세상에 불어 닥친 홍수나 산불 같은 기후위기의 문제라기보다는 하나님의 교회가 우상들로 가득 차게 되어 일어나는 변고인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서 기자는 거짓 그리스도 또는 적그리스도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거짓 그리스도란 어떤 존재입니까?

    지난달에 저의 대학 동기 동창 몇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목사와 교사들이었습니다. 옛날을 회고하다가 어느 핸가 대학 창립기념일에 우리 대학이 1등상을 받았던 가장 행렬을 언급했고, 저는 저의 스크랩북에서 그때의 <주간 중앙>기사를(1972.5.21.) 보여주었습니다. 가장행렬의 제목은 <예수 승천>이었고, 내용은 한국에 관광을 오신 예수님이 한국교회를 방문하려고 하자,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합심해서 일본행 비행기에 강제로 태워 보낸다는 줄거리였습니다. 당시의 한국교회는 빌리그레험 전도대회를 앞두고 있는 엄청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는 감추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결국 우리나라에 오신 예수님을 승천(?)하게 만들었다는 슬픈 얘기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교회는 정점을 향해 성장하고 있는데, 교회 안에는 거짓 그리스도들이 창궐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1972년도에 비해서 오늘의 한국교회가 더 향기롭고 자랑스러운지는 여러분이 판단할 몫이겠지만, 저의 생각은 훨씬 더 비관적입니다. 여러 가지 잘못들은 눈감아 줄 수 있으나, 성경을 공공연하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거짓 지도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은 위기 중에서도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물로 멸망했던 노아시대처럼, 불바다가 되어 멸망할 세계를 생각하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을 병들게 하는 우리 시대의 조류를 결코 눈감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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