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181호(2023. 10. 10. 화요일).
시편 시 22:25-28.
찬송 38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티베트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 익숙한 풍경 하나를 봤습니다. 길게 쌓아올려진 돌무더기였는데요. 이곳을 지나는 여행자들이 여행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쌓아올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붙어 있더군요. 우리나라에도 그와 비슷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지요. 그 쌓아올려진 돌무더기를 볼 때마다, 늘 같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저 돌의 수만큼 많은 사람들이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는 것 말입니다. 그 소망을 이루고 싶은 마음으로 우리는 또 내일의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아이나 어른의 구분을 지울 것도 없이, 가지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은 참 끊임없이 생겨납니다. 하나를 이루고 나서 금세 또 다른 하나를 떠올리게 되는 걸 보면, 우리는 생의 많은 시간을 그 모든 과정에 바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대상을 욕심내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소원하고 노력하는 과정들이 있지요. 욕심보다는 소망이나 목표라 부르는 것이 덜 불편한 것을 보면, 마음도 스스로의 과욕을 이미 알고 있는 듯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그런 욕심마저 가질 수 없다면, 우리의 삶이 참으로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것일 테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10월 10일 방송>
2. “나아만이 문둥병을 고침 받다2(20-27절)”을 읽었습니다. 세상과 삶을 보는 눈이란 게 있습니다. 어떤 이는 세상과 삶을 할 수 있는 한 쉽고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이들의 특징은 거짓과 불의에 둔감하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세상과 삶을 무겁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장례식장에 가면 얘기들이 풍성합니다. 망자에 대한 얘기로부터 시작해서 유족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도 풍성합니다. 망자와 오랜 친분을 쌓았다는 한 지인은 망자의 유순한 성품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제가 목사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제게는 거의 눈인사 외에는 거의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제 아내에게는 마음을 여시고 말씀을 하셨으며 어느 주일엔 참 기름 두 병을 곱게 싸서 주시더라고 했습니다. 수십 년을 같은 교회에서 교제했던 교우들이나 할 수 있는 선물이어서 마음이 참 따뜻했습니다. 한번 낙상하신 후로는 보행기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삶을 사시면서도 늘 밝은 마음은 잃지 않으셨다 합니다. 그런가하면 세상과 삶을 너무 쉽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삶을 살아가는 지름길을 연구합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이 가는 길을 탄탄대로가 되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대들에게 신뢰를 쌓는 일에 주력합니다. 필요하면 자주 칭찬을 하고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때로는 상대의 자녀들에 대한 안부도 묻고 도울 일이 있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이 가는 길에 붉은 카펫을 깔아줄 수 있는 자리까지도 마련해 줍니다. 이렇게 하면 탄탄대로를 걸어갈 준비를 해둔 셈입니다. 그 시커먼 속내는 모든 정황이 증거가 됩니다.
나아만의 실속 있는 예물을 한사코 마다한 엘리사의 몸종 게하시는 못 마땅한 얼굴 표정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금 은 보화는 당장 궁핍한 삶을 펴게 할 수 있을 텐데 무슨 배짱으로 거부하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쌀도 몇 가마 들여다 놓으면 식량 걱정할 일도 없을 게고, 누더기처럼 기운 외출복도 새 것으로 바꾸면 일거리도 확 줄어들 것인데 말입니다. 그래서였다고 생각합니다. 게하시는 멀리 사라져가는 나아만 일행의 뒤를 쫓아갑니다. 그리곤 거짓말을 합니다. 자신의 스승 예언자 엘리사가 산악지대에서 일하는 수련생 두 사람이 와서 그들을 위해서 은 한 달란트와 옷 두벌을 주고 가시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나아만은 반색을 하며 은 두 달란트와 옷 두 벌을 더 꺼내서 억지로 주는 것입니다. 누구 말처럼 “새까만 거짓말”을 하고 만 것입니다. 그런데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엘리사는 게하시를 불렀고, 어디에 갔다 왔느냐 물으신 것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또 다른 거짓말을 합니다.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엘리사는 사건의 전말을 훤히 알고 있었습니다. 너는 돈을 받았다. 그 돈으로 정원을 사서 올리브 나무 포도나무를 심고 양과 소를 사고 하인과 하녀를 부릴 수 있겠지만, 그러나 너와 네 자손은 나아만에게서 옮은 문둥병을 영원히 앓게 되리라고 말입니다. 스승을 속인 죄, 물질에 눈이 멀어 거룩한 삶을 추잡한 삶으로 바꾼 죄를 물으신 것입니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무거운 발걸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할 때 빠지기 쉬운 유혹입니다. 그러나 그 반대편에 서서 일하는 향기 나는 사람들을 지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하나님께서 주신 최상의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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