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486호(2024. 8. 10. 토요일).
시편 77:19-20.
찬송 23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세조때 함우치/咸禹治(1408-1479)가 전라감사로 있을 때의 일이다. 지체 높은 가문의 형제가 서로 큰 가마솥을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관/官에 소송을 걸어왔다. 이 말을 들은 함우치가 크게 노해, 아전을 시켜 크고 작은 가마솥 두 개를 급히 가져와 때려 부숴서 근량/斤量으로 달아 전확하게 반분해 나눠주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형제가 정신이 번쩍들어 소송을 즉각 취하했다. 깨진 솥의 쇳조각을 다 가져봤자 작은 가마솥만도 못했기 때문이다. 배은망덕/背恩忘德도 유분수지,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 조금 큰 솥을 차지하겠다고 형제간에 송사를 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뿐인 작은 이끗다툼에 목숨을 걸고 천륜을 등진다. 전부 아니면 전무다. 인간의 탐욕이 끝없다.” 정 민, 옛 사람이 건넨 네 글자, p.120.
2. “매수된 경비병(11-15절)”과 “제자들의 사명(16-20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이 말씀만큼 왜곡된 말씀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분이 익히 들어왔던 것처럼 “지상 최대의 사명”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리다. 그런가하면 막 9:14-29에는 벙어리 귀신들린 아이를 고치신 일화가 나오는데, 마지막 구절에 “기도 외에 이런 유가 없느니라.”는 말씀 때문에 기도만능주의를 부르짖기도 합니다. 성경말씀을 우리 인간들 삶에 비추어볼 때, 이런 강조점들이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겠으나, 그런 강조점이 성경의 중심점을 흐려놓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제가 왜곡이라고 까지 표현한 것은 첫째로 자칫 성경의 중심점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였습니다. 우리 찬송가 뒤편에 수록한 십계명 말미에는 소위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으로 요약한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사랑이 우리들 인간의 삶과 구원의 요체인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최상급으로 강조했다고 하면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하겠는데, 엉뚱하게도 기복적/祈福的인 구도자/求道者의 모습으로 재빠르게 전환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말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지상 최대의 사명이라고 강조하던 분의 설교가 반복되거나 빈도수가 높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스스로 모순에 빠지는 삶을 살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차제에 지상 최대의 사명이라고 전도를 강조한다 할지라도, 이 본문을 설교할 때는 전도만을 설교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이 구절(19-20절)은 첫째는 제자를 삼는 일, 둘째는 삼위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며, 셋째는 변화된 삶을 살도록 말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상 최대의 사명이라며 전도만을 강조했던 결과가 얼마나 처참한 열매를 가져왔는지를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대체로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삶이 변화되지 않을 때,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켰는지를 우리는 똑똑히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유명 목사가 돈에 눈이 멀어 교단의 헌법을 무시하고 재정에 개입하다가, 재정 장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사태가 생겼는가하면, 유명 부흥사들이 돈과 여자 문제로 항상 시끄러웠고, 교단의 헌법에 반한다며 세습반대를 외치는 젊은 후배 목사들 앞에서 당당하게 세습을 강행하는 일 등은, 세상조차 입에 올리기 꺼려하는 한국 기독교회의 큰 허물로 굳어버렸습니다.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일이나, 자신의 전 삶을 그리스도에게 바치는 세례자가 되는 최종 목적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본문을 제대로 설교하지 않은 교회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판정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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