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39(2024. 10. 2. 수요일).

시편 85:9-11.

찬송 53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의 시 <비오는 날>은 오늘 같은 가을 한복판에 안성맞춤 같다 하겠다. “<중략> 내 인생 춥고 어둡고 쓸쓸도 하다. 비 내리고 바람은 쉬지도 않고, 내 생각 아직 무너지는 옛날을 놓지 아니하려고 부둥키건만, 질풍 속에서 청춘의 희망은 우수수 떨어지고 나날은 어둡고 쓸쓸도 하다. 조용하거라 슬픈 마음들이여! 그리고 한탄일랑 말지어다. 구름 되에 아직 태양은 비치고 그대 운명은 뭇 사람의 운명이려니, 누구에게나 반드시 얼마간의 비는 내리고, 어둡고 쓸쓸한 날 있는 법이니.”

 

2. “에베소에 간 바울(1-10)”을 읽었습니다. 그제 국민일보에는 최근 뉴욕 타임즈가 <미국인 생활조사 센터(The Survey Center on American Life)가 보도한 자료에, 미국인 20대 여성들의 탈종교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보도하였습니다. Z세대(18-26) 여성 40%가 종교에 무관심하고, 여성 70%가 여성이 교회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했습니다. 양성평등이 합법화된 지도 오래인데, 여전히 미국에서는 여성이 교회 안에서 조차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니, 우리 한국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각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팬데믹 이후 교인이 급격히 줄어든 형편에서, 교회의 봉사와 선교의 중추였던 여성 교인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우리 한국 교회에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금년 보수교단인 합동측 총회에서 여성 지도자의 강도권이 승인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교회 민주화는 답보상태인 것은 암울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바울사도가 소아시아의 북부지방을 둘러보고 다시 에베소에 방문했다고 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교우들을 만나 그들의 신앙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믿음을 갖게 되었을 때 성령을 받았는가?”어떤 세례를 받았는가?”와 같은 질문이 그것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성령이라는 말은 듣도 보도 못한 말이라고 하였고, 요한의 물세례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요한의 세례는 회개의 표시로 주는 것이며, 요한이 자신의 뒤에 오실 분인 예수를 믿으라고 하였으며,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고, 그들의 머리에 손을 얹어 성령께서 그들에게 내리시게 하여 그들이 방언과 예언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에베소에 석 달을 머무르며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가르쳤는데, 믿는 사람도 있었지만 비난하며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에 있는 사람이나 유대인들이 모두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던 것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저는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목사로써도 교수로써도 그리고 선교사로써도 말입니다. 실패를 많이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혹자는 용기는 가상하지 않느냐고 말할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부산 YMCA 총무님을 면담하고 성경 반을 개설해 달라고 요청한 일이나, 부산 YWCA에서는 성경 반은 두 반이나 개설하고 소위 잘 나가는 교회 여선교회 회장님들이나 사모님들 그리고 내로라하는 여성 지도자들을 6년이나 가르친 일이나, 맹인 자원봉사자를 200여명 훈련시켜서 맹인 대학생 10명을 1:15로 결연시켜서 도와준 ,등불회.를 만든 일 등 등은 간이 부어도 한참 부은 용감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사람을 통해서도 많은 일꾼들을 양성시키신 것을 보면, 하나님의 일은 신비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초대교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분들 가운데는 제대로 제자 훈련을 받은 12명의 제자들을 제외하고는 어깨너머로 배운 말씀으로 힘을 얻어 선교에 참여한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이름 없는 선교사들 말입니다. 저는 바울 사도의 선교여정을 따라 살피면서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곤 했습니다. 사도의 넓은 성경 지식과 흔들리지 않는 확신에 찬 설교와 강의에도 불구하고, 그의 면전에서 비난과 거부를 나타내는 그런 수모를 겪었다는 일화며, 오히려 매를 맞고 옥에 갇히는 그런 서글프기까지 한 행적을 보면서, 말입니다. 실패를 밥 먹듯 하는 그런 선교 일정을 수행하는 모습에서 말할 수 없는 위로와 소망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승승장구만을 기대했었다면 얼마나 오만방자했을까 하는 생각도 갖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도 바울의 선교 활동도 우리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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