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99(2025. 6. 19. 목요일).

시편 119:141-143.

찬송 18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무구득/毋笱得이라는 말이 있다. 얻으려고 구차스럽게 굴지 말라 함이다. 구득/笱得은 얻어서는 안 될 것을 얻는 것을 뜻한다. 땀 흘려 스스로 얻은 것이 아니면 무엇이든 구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곧 검/이다. 그래서 검소하지 않으면 누구든 도둑이 될 미래가 기다린다는 게다. 돈 앞에서 굽실거리는 사람은 천하다. 훔치는 것이 곧 구득이다. 예부터 투심/偸心만 버리면 행복은 아주 쉽다고 했다. 투심은 훔치는 마음을 말한다.” 윤재근, 살아가는 지혜는 가정에서, p.151.

 

2. “여우같은 헤롯(31-33)”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34-35)”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신대원 강의실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일 젊은 목사들이 삼성 인턴생처럼 한다면 우리 교회가 부흥하지 못할 수가 없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서울역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해서 삼성의 전자제품을 손에 들고 외판원 노릇을 하는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지금도 종로 3가에 가면 볼 수 있는 광경이기도 합니다. 누더기 같은 손수레에 오색찬란한 성경구절을 적은 피켓을 끌면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모습 말입니다. 그 학생은 신대원 수업에서 삼성 인턴들처럼 담력을 키우는 과목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나, 신앙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인격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시골 5일 장의 핫 플레이스는 말투가 걸쭉한 약장수의 공연장이었습니다. 그 약장수는 믿고 먹을 만한 약 성분인지를 말하지 않고, 무조건 낫는다는 생각으로 먹어보라고 강요합니다. 어리벙벙한 시골 아낙들이 걸려들기 좋은 그물망을 쳐두는 것입니다. 신앙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신앙의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전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는 두터운 신뢰가 바탕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신앙은 자신의 전 삶을 송두리째 맡기는 도박과도 같은 행동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께 다가서서 귓속말처럼 전합니다. “빨리 이곳을 떠나시오. 헤롯 왕이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 여우에게 나는 오늘과 내일은 마귀를 쫓아내며 병을 고쳐주고, 사흘째 되는 날이면 내 일을 마친다고 전하라.” 고 당부합니다. 이 구절만 놓고 본다면, 바리새파 사람들은 헤롯 보다는 예수께 우호적임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 본문에서 우리는 헤롯을 여우로 묘사한 말씀과, 오늘과 내일 해야 할 일과, 사흘째 일을 마친다는 말씀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여우는 영리한 짐승들 중에서 몇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흔히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유혹을 마다하지 않는 여자를 여우 짓한다고 말하는데, 번뜩이는 꾀를 부리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며, 상황파악이 빠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여우 짓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헤롯이라고 암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헤롯은 본래 광야를 오가며 장사를 하는 이두매 출신이었습니다. 그래서 로마의 후원으로 유대의 허수아비 분봉 왕으로 한 자리를 차지했지만, 항상 유대인들 앞에서는 자신의 일천/日淺한 출신배경 때문에 자존심을 구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로마 당국과 유대인들 사이에서 줄 다리기를 해야 하는 피곤한 처세를 해야 했던 것이, 여우 짓으로 묘사하기에 제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과 내일 해야 할 일과 사흘에 일을 마친다는 말씀은 주님께서 세상에 오신 메시아로써 해야 할 일을 하겠다는 말씀이고, 사흘은 십자가와 부활사건을 암시하고 있는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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