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5333(2015. 12. 23. 수요일).

시편 시 33:8-11.

찬송 47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은 최근에 흥미로운 조사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조사한 것이었지요. 그런데 조사결과 사람들이 꼽은 최고의 순간은 다 다른 사람과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혼자 뭔가를 잘해서 혼자만 상을 받았다든지 혼자만 큰돈을 벌었다든지 하는 순간들보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다든지, 가족과 함께 멋진 시간을 보냈다든지, 누군가와 함께 하는 순간들을 대부분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겁니다. 최악의 순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혼자 어딘가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순간보다, 누군가를 잘못 만나서 고생한 순간을 더 큰 최악의 순간들로 기억했습니다.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강조하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개인적인 목표인 일이나 취미나 공부 등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하지만 사실 인생의 최고의 순간도 최악의 순간도 모두 다른 이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교감하느냐에 의해서 비롯되는 감정인 것이다.” 그러니 최고의 순간들을 늘리고 최악의 순간들을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하겠지요. 나만의 일이며 나만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진심으로 즐겁고 행복하려면 무엇보다 누구보다 가족이든 주위 사람들이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겁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5128일 방송>a.

 

2. 일상의 삶을 평가한다는 것, 그 가치와 의미를 새삼 생각해 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어느 특정한 날을 정해서 능력을 시험하거나 품성을 살피는 것은 자칫 실제와는 다른 꾸며진 것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하고 평범한 일상을 관찰함으로써 그의 능력과 품성을 살핀다는 것은 매우 지혜로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제가 대학교 3학년 때인가 기말 시험을 망친 일이 있었습니다. 낮에는 연세대에 밤에는 루터신학교에 다니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그 낮과 밤사이인 오후에는 가정교사를 하러 두 곳을 다녀야 했습니다. 그것이 원인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 시골의 공무원이던 아내가 첫 아이를 안고 올라왔고, 처가와 친정 등에 신경 쓸 일이 많아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을 포기하다 시피 했었습니다. 그런데 성적표를 받았는데 한 과목이 전혀 예상 밖으로 최고 점수인 A+였습니다. 낙제 점수를 받은 학생도 있는 판국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을 찾아갔고, 과분한 점수를 정정해 주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때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네는 충분히 그 점수를 받을 수 있네. 나는 자네의 평소 점수를 줬을 뿐이네. 이번엔 시험을 잘못 보았더군.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지. 그러나 이건 내 특권이야. 그냥 가도 좋겠네.” 그 때문에 신약학을 전공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본문에 나오는 주인과 같으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두 번의 시험이나 실수를 엄청나고 중요한 평가의 기준으로 삼지 않으신다는 말입니다. 세상의 선생들은 평소의 삶을 살필 겨를이 없으니까, 부득불 어느 특정한 시험으로 모든 걸 판가름하려고 할 뿐일 겁니다. 그러나 세상 끝날이 되어서야 우리의 삶의 무게를 달아보는 하나님이 아니시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매일 매일 평범한 일상을 항상 주목하시는 하나님이시라고 말입니다. 아무 것도 감출 것 없는 부끄럽잖은 일상이 되기를 항상 기도할 이유입니다.

 

3. 설교를 듣는 기회가 잦다보니 귀가 예민해 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설교는 아무리 고쳐 생각해도 한심스럽고 짜증이 나기까지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라고 맡겼는데, 설교자가 아예 제 말만을 하는 경우입니다. 말씀을 이해하기는 고사하고 곡해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목사는 하나님의 일꾼이라 불릴 수 없는 질 나쁜 사람입니다. 설교자가 항상 조심할 대목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