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512(2019. 3. 16. 토요일).

시편 143:10-12.

찬송 8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서종면 문오리에서는 차를 버리고, 한강을 바로 옆구리에 끼고 걸을 수 있는 나루터 길이 있다. 나루터 길은 정말로 아름답다. 강을 향해 들어선 별장 풍의 환상적인 집들을 감상하는 것도 그 길을 걷는 낙이다. 아무리 좋아보여도 그런 집을 갖기를 소망하기에는 너무 늙어버렸다. 대신 그런 집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집 한 채를 찍고, 그 집 주인이 친한 친구여서 허물없이 문을 두드리고 차 한 잔을 얻어 마실 수 있었으면, 공상을 해 본다빼어난 한강 경치를 이야기하다가 잠시 공상에 빠진 작가는 소설가 박완서 선생입니다. 공상은 상상과 달리 실현될 가망이 전무후무할 때 쓰는 말이지요. 비현실적인 상상이기에 맛볼 수 있는 기쁨이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만약 현실과 상상으로는 오늘 하루가 그저 그렇다 싶다면, 공상까지 쭉 가보면 어떨까요? “집 주인이 친구여서 내게 여벌 열쇠를 하나 맡겨준다면, 열쇠를 만지작거리는 것만으로도 자유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박완서 선생의 공상은 여기까지 이어집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1939일 방송>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나자, 봄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늦가을에 심은 밀이 꽃을 피우지 않았지요. 꽃이 피지 않으니 열매도 얻을 수 없어서, 극심한 식량난이 일어나자, 트로핀 리센코라는 과학자가 실험을 해 봤습니다. 혹시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해서 밀이 꽃을 피우지 않은 걸? 밀 씨앗을 냉장고에 넣어서 아주 차갑게 보관했다 심어 봤습니다. 냉장고에 있다 나온 밀 씨앗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덕분에 리센코는 식물에게도 생체 시계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해낸 생물학자가 됐습니다. 이후로 생체시계를 작동시키는 두 가지가 밝혀졌으니, 바로 온도와 빛이었습니다. 미세먼지가 아무리 하늘을 뿌옇게 덮어도 지금 광양에서 매화축제가 열리는 이유, 따뜻한 봄의 온도와 길어진 낮 때문입니다. 마음의 생체 시계도 그렇겠지요? 따뜻함과 밝음만 잃지 않는다면 고운 마음 꽃 축제도 가능할 겁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19311일 방송>

 

2. “위대한 대사제(1-10)”을 읽었습니다. 어제 말씀을 이어가는 내용입니다. 대사제는 자신 역시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 속죄의 제물을 바칠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속죄 예물과 희생 제물을 바쳐야 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연약함과 약점 때문에 하나님의 부르심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사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사제직은 스스로 차지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것으로, 멜기세덱의 반차를 잇는 영원한 사제라는 것이 히브리서 기자의 소개입니다. 멜기세덱이라는 사제는 성경에서 신비한 인물로 회자되곤 합니다. 그는 아브라함 시대에 예루살렘 제사장으로 소개되고 있지만(14:18), 모세 이전의 인물이어서 그 족보며 법적 근거를 찾기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점에 예수 그리스도의 지위가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인용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 그리스도야 말로, 죄와 죽음의 질곡에서 신음하는 인간들을 너무도 잘 이해하시는 분이라는 점을 들어서, 사제로써의 직무를 수행하는데 가장 적합한 분이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제의 임무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중보자로 서서 양편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라고 할 때, 예수님 보다 더 적절한 사제란 있을 수 없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인간의 두려움 모두를 한 눈으로 꿰뚫어보고 계시는 사제이신 예수님을 우리가 의지하게 되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이고 축복인지 모른다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도 나의 어리석음과 허물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 누구도 나의 희망과 구원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단 한 분 예수께서 너무도 잘 알고 계십니다. 이런 행운을 우리가 누리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3. 오늘은 도봉산 둘레길 산책을 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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