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570호(2019. 5. 13. 월요일).
시편 9:4-6.
찬송 43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남자는 급하게 집을 나서다가, 현관 앞 탁자에 놓인 선글라스를 보고 잠시 갈등합니다. 가지고 나가? 말아? 지난 며칠 아직 찬 기운이 완연한데도, 한낮의 해살은 무척 눈이 부셨기 때문입니다. 선글라스를 끼면 원래 색이 달라보여서, 평소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일 때문에 눈이 피곤해서인지 햇살에 눈이 시린 일이 많은 요즘입니다. 일단 가지고 가보자. 선글라스를 챙겨 집을 나섭니다. 문득 옛날 사람들이 가지고 다녔다는 클로드 거울이 생각납니다. 클로드 거울은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유행한 물건인데, 표면에 어두운 색을 칠한 색 유리 거울이었다고요. 화가나 여행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 클로드 거울을 가지고 다녔는데, 거울에 반사된 풍경은 바라보기 참 좋았다고 합니다. 특히 화가들은 풍경화를 그릴 때, 이 거울에 비친 모습을 참고했고, 거울 자체가 하나의 프레임 역할도 했다고 하는데요. 클로드 거울로 이리저리 비추어보면, 그냥 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잡히기도 해서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때로 푸른색을 칠한 클로드 거울로 달빛 효과를 상상을 해 보거나, 노란색을 칠한 클로드 거울로 가을풍경을 상상했고, 또 회색을 칠한 클로드 거울로는 안개 낀 풍경이나 눈 쌓인 풍경을 짐작해 보는 일도 있었다는데요. 원래 자연 그대로의 세상에 하나의 색유리를 겹쳐, 내가 바라보고 싶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빛깔을 가진 색유리를 더해야 할까? 한번 생각해 보는 보통의 아침입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9년 2월 26일 방송>
2. “인사(1-2절)”, “바울의 감사(3-8절)” 그리고 “만물의 으뜸이신 그리스도(9-14절)”을 읽었습니다. 세 번째 단락은 내일 계속된 말씀을 읽은 후 묵상하기로 하고, 오늘은 두 번째 단락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골로새 교회에 보낸 편지는 조금 특별한 서신이라는 점을 본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바울 서신이 사도가 서신을 쓰기 전에 그 교회를 개척했거나 여러 가지 경로로 서로 알만한 사이였다고 한다면, 골고새 서는 사도가 개척은 물론, 한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는 교회에 편지를 썼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하겠습니다. 그 연유를 오늘 본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골로새 교회는 에바브라 하는 성도가 개척한 교회입니다(4:13, 1:7). 그래서 이 교회에 대한 모든 정보는 에바브라를 통해서 전해 받은 것입니다.
어떤 경위에선지는 몰라도 사도가 옥에 갇혔을 때 에바브라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몬 1:23) 이렇듯 복음이 여러 일꾼들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을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바울은 비록 자신이 직접 복음을 전하지 않았고, 제대로 훈련받지도 않는 평신도 사역자 에바브라의 의해서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을 지라도, 골로새 교회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에 대해서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A. 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에는 한 지방 사제의 갑작스런 유고로 여러 해 사제를 파송하지 못해서 성례전을 거행할 수 없는 고충을 알고, 그 관할 주교는 평신도로써 신심이 깊은 농부를 사제로 임명 서품합니다. 그러니 주교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했겠습니까? 그래서 농부로 가장(假裝)하고 바로 그 지역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드립니다. 그런데 그 농부 출신 사제는 너무도 은혜롭게 설교하는 것입니다. 주교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령께서 인도하신 역사였던 것입니다. 골로새 교회를 이에 비교하는 것이 적합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도는 하늘에 마련된 축복에 대한 희망을 주제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런 희망이란 오직 복음을 듣게 될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복음을 듣고 깨닫는 마음에는 반드시 열매가 맺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런 열매는 온 세상을 향해 널리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필립핀 농인교회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과 후원하는 손길들 위에 하나님의 은총을 빕니다.
3. 저의 도봉산 둘레길 산책엔 지인 장로님 한 분이 동행하십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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