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204호(2012. 11. 19. 월요일).
시편 49:11-13.
찬송 34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이를 먹고 늙어가는 일을 아무도 피할 수는 없지만요, 누구에게나 두렵고 낯선 경험입니다. 더구나 현대 사회에서는 노인의 삶을 잉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고, 그런 차가운 시선이 고스란히 나 자신에게 돌아올 것임을 짐작하기에, 늙어가는 것이 현실적인 공포로 까지 느껴집니다. 그런데 늙는다는 것이 정말 그렇기만 할까요? 미국 코넬 대학의 칼 필레모 교수는 5년에 걸쳐서, 70세 이상의 노인을 천명을 인터뷰했고, 그 결과물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도 알게 된다면] 이라는 책으로 묶어 냈습니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인생의 현자들로부터 노년의 삶에 대해 들으면서, 정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만난 인생의 현자들은, 젊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지금 훨씬 높은 수준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책을 읽은 독자의 심경도 같습니다. 늙는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대신, 노인이 되는 것도 꽤나 괜찮을 것 같다는,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대감이 샘솟습니다.
그중 가장 끌렸던 말은 이 구절이예요. “나는 젊은이들에게 나이 드는 건 아주 멋진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어. 전혀 개의치 않고 기쁘고 즐거운 일들을 할 수 있지. 얽매이고 거추장스러운 것도 없어. 전혀 걸릴 게 없지.” 진정한 평화도 자유도 행복도 그렇게 모두 욕망의 휴식으로부터 옵니다. 아마 그럴 수 있는 시계가, 어쩌면 노년이 아닐까요? 더 이상 욕망으로 뒤뚱거리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겁니다. 아흔 두 살의 세실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왜 지금이 더 행복한지를 줄곧 생각했지.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 우선 젊어서는 그토록 중요했던 일들이 이제는 그리 대단치 않아졌어. 그리고 늘 지고 살아온 책임감도 더 이상 느낄 필요가 없고. 애들이 뭘 하든지 다 자신들 몫이지. 나이를 먹으니까 누군가를 접대해야 줘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자유롭더라도. 아주 홀가분해. 이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만족감이랄까?” 칼 필레모 교수는 이렇게 행복한 노인들의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나이 든다는 것을 새로운 기회와 또 색다른 관심사들이 가득한 신천지를 탐험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점이었지요. 새로운 나이의 고개를 넘을 때마다, 이전에는 없든 기회가 생기고 또 그 고개마다 다른 기쁨들이 있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로멩가리가 했던 말처럼 시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시간은 그대를 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래요. 늙는 게 아니라, 자연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래서 행복한 노인들은 말하지요. 잊어버리라고, 나이와 싸우지 말라고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년 9월 11일 방송>
2.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답지 않게 냉소적일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불의가 정의를 이길 수 있는가? 라는 자괴감에 빠질 때입니다. 아니면 하나님의 백성들이 뜻 모를 고통가운데 내동댕이쳐질 때입니다. 이에 대한 대답을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 앞에서 하고 있습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하박국 1장은 어제 읽도록 구성되어서 부득이 2장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박국서는 유다왕 요시아의 재위 말기를 배경으로 하며, 불의가 득세하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역사의 한 복판에 하나님께서 살아계실 뿐 아니라, 결국 죄인은 심판을 받는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박국을 비롯한 뜻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 울부짖었습니다. 어찌하여 불의에 눈 감고 계십니까? 악인이 의인을 삼키는 것을 두고 보시는 것입니까?(1:12-13). 지금도 이런 질문을 저 역시 받곤 합니다. 악마의 탈을 쓴 이들이 어눌하고 순진한 사람들을 괴롭히되 죽음에 이르도록 괴롭히는 데도 하나님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느냐고 말입니다. 그 악하다는 사람과 우리는 얼마나 다를까요? 어쩌면 겉으로 들어난 잘못과 들어나지 않은 잘못 정도일지 모릅니다. 큰 도둑과 작은 도둑이 있을 뿐이고, 잔인한 사람과 덜 잔인한 사람이 있을 뿐일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을 감동시켰던 성경말씀을 하박국 선지자는 선포해 두었던 것입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고 말입니다. 선을 행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의인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의롭게 하실 것임을 믿는 사람이 살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함은, 하나님이 죄인인 우리를 의롭게 만드시는 분임을 믿는다 함이고, 하나님의 은총에만 희망을 두는 사람을 의롭다고 여겨주신다는 것입니다. 속속들이 죄로 찌들어 있는 자신에게 절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테니까요.
3. 어제는 권사회에서 저의 생일상을 차려주셔서 전 교인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런 호강을 앞으로 세 번은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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