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205호(2012. 11. 20. 화요일).
시편 49:14-15.
찬송 15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맛도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돌이켜 보면, 자연과 조형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또 그것을 느끼는 즐거움이 매우 소중했음을 알게 된다.” 미술사학자 최순우의 수필집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의 첫 장을 여는 글귀입니다. 세상사는 즐거움이 꼭 사람과의 관계에만 있지는 않아서요. 크로아티아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리도 이런 말을 했지요. “발명가가 탄생에 성공한 창조물을 볼 때 느끼는 것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없다. 그럴 때면 인간은 음식도 잠도 친구도 사랑도 잊어버린다.” 음식도 잠도 친구도 사랑까지도 잊어버리게 만드는 감동은, 한 세상 살아가는 먼 길에서, 호젓한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을 잘 알아보고 또 깊이 느낄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한데요. 이 안목,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참 오래 전의 일입니다. 한 교수님이 한 권의 책을 추천하시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읽고 감상평을 말하라는 명을 내리셨지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은 베스트 셀러였습니다. 그날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벽에 냅다 집어던져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화가 나고 괴로워하면서 끝까지 겨우 읽었지요. 그리고 교수님께 짧게 감상평을 말씀드렸습니다. “왜 이런 책을 읽으라고 하셨습니까?” 교수님께서 들려주신 답은 커다란 인식의 전환이 됐습니다.
“좋은 작품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나쁜 작품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니까.” 아름답고 좋은 것을 알기 위해서 아름답고 좋은 것만 봐야한다고 생각했지만요, 올바른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최순우 선생도 이런 일화를 책에 적었지요. “아주 오래 전에 어느 젊은 학생이 나에게,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될까요? 라고 물은 일이 있다. 나는 그 물음에 온 천지에 충만한 아름다움과 추한 것들이 학생 눈에 보이게 되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학생의 발밑과 주변에 수두룩이 깔려있지만, 학생은 지금 그것을 밟고도 느끼지 못하고, 바라보면서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라고 대답해 주었다.” 아름다움과 추한 것들을 두루 다 볼 수 있을 때, 더 많은 아름다움도 알아보고 느낄 수 있다는 사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는지 알려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년 9월 20일 방송>
2. 하박국 3장은 “하박국의 기도”라고 소개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내용은 “하박국의 찬양”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하박국 선지자 자신과 모든 신앙인들을 괴롭히는 문제들, 하나님께서 어찌하여 불의에 눈 감고 계시는가? 악인이 의인을 삼키는 세상에서 하나님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느냐? 하는 물음들이 풀리게 될 때,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그와 같은 모든 문제들을 다 잘 알고 계실 뿐 아니라, 그 가운데서도 믿는 자들은 그들의 믿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구원의 행동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인간들 자신의 노력과 수고로 만들어 내는 의로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 인간을 위해 행하시는 그 행동이야말로 인간을 살리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모든 사람들에게 의로움을 넘겨주신다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행한 일이란, 하나님의 의지와 섭리를 믿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위대한 행동은 없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하박국 선지자는 찬양의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품성을 찬양하고(1-3절),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하며(4-7절), 하나님의 목적을 찬양하고(8-16절), 믿음에 축복하심을 찬양합니다(17-19절). 잘 알려진 대로 하나님은 사랑과 긍휼의 하나님 이신대, 본 절에서는 특히 진노 중에서도 긍휼을 나타내시는 하나님이시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긍휼이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데, 하나님의 긍휼이란 끝없이 참고 기다려 주시는 마음인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이 아직도 하나님의 자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런 하나님의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이란 하나님의 밝은 빛은 햇빛 같다든지, 서 계시는 자리가 진동하고 산들이 무너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을 밝힙니다. 물론 이런 표현들은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가령 “산들”이라는 표현은 세상의 모든 권세 자들을 지칭하는 말로, 하나님을 떠난 세상의 권력이나 인간의 부귀영화는 일시적일 뿐 아니라, 허무와 영원한 멸망뿐임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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