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470호 (2013. 8. 12. 월요일).
시편 시 109:26-31.
찬송 34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입사한지 석 달, 업무의 대부분은 복사 아니면 심부름, 기획안 제출하기, 회의 참석해서 아이디어 냈다가 핀잔듣기 등이었습니다. 뚜렷하게 하는 일은 없는데, 얼마나 하는 일이 많은지, 하루 종일 바빴고, 일주일에 이틀은 밤을 세웠고, 느는 건 눈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는데, 옆에 있는 비상구에 우연히 눈길이 닿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뽑은 커피를 들고 비상구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냥 앉았습니다. 한동안 멍하니 그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아마 많은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습니다. 그곳에는 그동안 배부르게 눈칫밥을 먹여준 한 선배가 서 있었습니다. 아마 자신을 찾다가 여기까지 온 것 같았지요. 큰일 났구나 싶었는데, 앉으라는 손동작을 해 보이면서 같이 앉습니다. 선배는 힘드냐고 묻습니다. 이럴 때는 뭐라고 대답해야 될까요? 제발 이런 질문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물쭈물하고 있자 선배가 말합니다. “낭중지초(囊中枝梢)라고 했어. 주머니에 송곳을 넣으면 그 끝이 주머니를 뚫고 비어져 나온다는 뜻이지. 진짜 재능과 실력이 있으면 일부러 들어내려고 하지 않아도, 다 들어나게 돼 있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의도를 몰라서 또 눈치를 살피는데, 선배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집니다. “너는 낭중지초가 될 수 있어. 충분히.” 그날 이후로 주머니에 손을 넣을 때마다, 낭중지초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말을 해 주었다고 그 선배랑 가까워지지는 않았습니다. 선배는 변함없이 계속 눈칫밥만 배불리게 먹여 주었지요. 그러나 더 이상 비상구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은 사라졌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년 7월 22일 방송>
2. 여호와 이레-여호와께서 준비하신다(창 22:14)는 의미입니다. 바울 사도가 고린도를 향해 나아갔을 때, 거기엔 이미 하나님께서 준비해 두신 동역자들이 있었습니다. 유대인 아굴라 부부를 비롯하여, 디도 유스도와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10절). 물론 때로는 아무도 누구도 주목해 주지 않는 혼자만의 길처럼 걸어갈 때도 있지만, 사실은 언제나 하나님은 사람들을 통해서, 사건을 통해서, 그리고 자연을 통해서 자기 백성을 지키시고 돌보고 계심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도는 천막이나 신발을 깁는 직업을 가진 아굴라와 함께 하면서, 안식일마다 유대인 회당에서 복음을 전했는데, 유대인들이 십자가에 매달아 죽인 예수님이 바로 그리스도(메시아)라고 증거하자, 유대인들은 사도를 비방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도는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고 유대인들이 지은 죄의 피가 그들에게 돌아갈 것을 엄중히 선언합니다. 이렇듯 복음을 전할 때 언쟁이나 다툼이 생길 때, 난감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일이 복음 선포인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자리를 옮기게 하시고, 또 다른 사역을 맡기십니다. 디도 유스도를 만나게 하시고, 회당장 그리스보와 그의 온 집을 구원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바라보아야 하겠습니다. 바울과 실라 디모데를 붙드시는 분이시며, 그들을 인도하시는 분인 때문입니다. 그 하나님께서 지금도 여전히 세상의 주인으로 역사의 한 복판에 서 계십니다.
3. 무사히 선교지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아침을 먹고 안내자를 따라서 3시간 거리의 목적지로 떠나야 합니다. 오후부터 강의가 시작됩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저를 지켜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녁식사는 이곳 신학교의 교수진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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