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539호.
시편 시 122:6-9.
찬송 36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자동차가 후진을 할 수 없다면, 항상 부딪히고 싸워야 할 겁니다. 뒤로 물러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하고 싸움을 피할 수도 있지요. 난관을 만났을 때, 돌파하기 위해서 밀고 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때가 참 많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일단 물러서서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일 때가 있지요. 박찬욱 감독의 가훈은 “아니면 말고” 랍니다. 농담처럼 가볍고 발랄한 그 가훈 안에서 심오한 포기를 발견합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 마음을 쓴 만큼 성과가 돌아오지 않아도 속상해 하거나 후회하지 말자, 이런 다짐이 느껴집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13년 7월 24일 방송>
2. 사람이 변할 수 있을 까고, 많은 사람들이 회의합니다. 정신 심리학자들은 27살이 되면 대부분의 성격과 가치관이 굳어버려서 잘 바뀌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굳어버린 성격과 가치관을 고쳐보겠다고 장담하는데, 기운을 다 뺀 다음에 포기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게 바뀐 사람이 있습니다.
야곱은 부끄러운 사람이었습니다(창 25:26).
형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태어났다고 해서 야곱이라고 불린 그는, 형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넘어 트리는 자” 또는 “거짓말쟁이”라는 별명도 얻을 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바꾸어보려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헛수고를 한 것입니다. 장자 권과 축복 권을 뺏으려고 아주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형을 속였습니다. 더 이상 아버지와 형의 분노를 피해서 도망치듯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몸이 되어 외삼촌 집에서 가정을 꾸리고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뜻대로 되질 않아 외삼촌을 속이고 재산을 불립니다. 마침내 20년간 머슴살이를 마치고 도망치듯 고향 길에 오릅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에는 자랑스럽지 못한 지난날들로 괴로워합니다. 무엇보다 형을 속이고 빼앗은 장자 권과 축복 권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야곱의 일생은 부끄러움 투성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이스라엘로 바꿔 주셨습니다(24-28절).
야곱은 형 에서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400명이나 되는 사병들을 거느리고 말입니다. 재산은 물론 생명까지도 잃을지 모를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절박한 순간에 그는 홀로 하나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성경에서 한 천사와 씨름을 했다고 기록되었습니다만, 호세아서는 씨름을 “울며 간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호 12:3-4). 그는 마치 씨름을 하듯 하나님께 매달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야곱의 태도는 간절했고 진정을 다해 부르짖은 것입니다. 마치 불의한 재판관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던 과부의 모습처럼 말입니다(마 23:36). 하나님은 이런 야곱을 보시고 그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입니다. 바로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바뀌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과 싸워 이긴 사람이 된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이 져 준 사람이 된 것입니다.
넘어트리는 자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입니다(28-30절).
사람이 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시면 가능한 일입니다. 야곱은 야망에 불타는 인물을 대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성공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 말입니다. 그는 그의 별명처럼 남을 밀치고 넘어트리면서라도 그 야망 속에서 살다가 죽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절박한 상황 때문에 하나님을 찾게 되었고, 하나님은 기꺼이 그의 연습 상대(sparring partner)로 만나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를 위대한 하나님의 백성의 대열에 앞장서게 하신 것입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로 이어지는 믿음의 계보를 잇게 하신 것입니다. 놀랍고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야곱 같은 사람을 변화시키신 하나님은 우리도 변화시키실 수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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