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692(2019. 9. 12. 목요일).

시편 35:11-13.

찬송 45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일상의 사물들을 새롭게 돌아보는 사물에게 말 걸기. 오늘의 사물은 <종이학>입니다. 요즘 한강 다리들 주변에는 건축물들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커다란 자벌레나 종이학 거북이 모양들도 있는데요. 한 건축가가 사람들의 한강공원 산책을 보다 쉽게 하도록 만든 공공건축물 들입니다. 그 중에 양화대교 주위에 새로 생긴 건축물은, 종이학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더욱 눈길이 갑니다. 거대한 종이학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곳을 찾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소원을 이뤄줄 것 같은 느낌이지요. 종이학 접기는 일본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일본의 해야 시대부터 오리가미라고 해서 종이 접는 공예가 발달 했는데, 학이며 개구리 곰 투구 같이 많은 것들을 종이로 접었었지요. 그 중에서 학의 경우에는, 특히 종이학을 천 마리 접으면 소원이 이뤄지거나 아픈 사람이 낫는다는 전설 때문에 더 많이들 접었습니다. 그런 종이학이 우리나라에 전해진 건, 히로시마 원폭투하 이후라고 짐작되고 있는데요. 일본인들이 원폭투하로 사망한 이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 종이학 천 마리를 접어 히로시마 공원에 놓아둔 것이 우리에게도 전해졌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인들이 주고받는 대표적인 선물이 됐지요. 그 안에 사탕 같은 것을 넣기도 했고요. 커다란 학 안에다가 천 마리의작은 학을 넣는 식의, 더 특이한 종이학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서양에서도 종이학을 행사의 상징물로 쓰기도 하는데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발에서는, 초대형 종이학이 밤에는 화려한 조명 불빛으로 변해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을 멈추게 했다고 합니다. 소원을 이루고픈 마음엔, 동 서양이 따로 없는 거겠지요.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로 쉽지 않은 정성을 들여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 누군가를 생각하거나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접는 종이학. 여러분은 몇 마리까지 접어보셨는지요? <KBS FM 출발과 함께. 2010. 9. 8 방송>

 

2.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키다(1-18)”을 읽었습니다. 다윗이 가장 사랑하고 아꼈던 왕자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일화입니다. 우리 인류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반란은 측근들에 의해서 벌어진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권좌의 맛을 가장 잘 알고 느낀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키더라는 말입니다. 압살롬은 사전 준비를 다 맞춰두었습니다. 첫째는 입소문을 통한 여론몰이를 한 것입니다. 억울한 사정을 왕에게 알리려는 사람들의 앞을 가로막고, 다윗 왕에게는 공정한 재판을 받기 힘들다는 거짓말을 흘립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왕이 된다면 누구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전혀 맞지 않는 가정법을 사용해서 판단을 흐리게 합니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누군가 왕자에게 절이라도 하면 그럴 일으켜 세워 입을 맞추는 등 과잉 친절을 베풀어 환심을 샀다고 합니다. 둘째는 반란의 날을 치밀하게 준비한 후, 거사 장소로 가기 위해 왕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바로 헤브론 예배계획인데, 왕의 마음을 안심시키기엔 최적의 제안이었을 것입니다. 셋째는 흩어져 있는 지파들에 첩자들을 보내서 압살롬이 헤브론에서 왕이 되었다고 가짜 뉴스를 퍼트립니다. 그런 가짜 뉴스에 백성의 눈과 귀를 가리는 데는 다윗의 고문인 아히도벨 같은 이를 매수하면 민심 이반이 아주 쉬웠음을 암시합니다.

   이런 반란에 대한 다윗의 대처는 너무 허술했습니다. 왕을 지키는 잘 훈련된 근위병들이 적지 않았을 테고, 필요하면 전군 동원령을 내려서 지방에서 일어난 반란군도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다윗 왕의 선택은 압살롬과의 결전이 아니라, 항복성 피난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것도 열 명의 후궁을 남겨둔 채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패배를 인정해 버린 셈입니다. 거기다 왕을 호위하던 그렛 부대와 벨렛 부대 그리고 갓 외인부대 등 600명의 정예 용병들까지 돌아가 새 왕을 섬기라고 거절합니다. 다윗 왕은 아들과 왕위를 놓고 싸움질을 하기 싫었던 것입니다. 아들 압살롬에 대한 애정치고는 눈물겹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귀성길에 오르셨다면 여유있는 맘으로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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