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851(2020. 2. 18. 화요일).

시편 68:28-29.

찬송 48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또 그런가하면 또 이런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어요.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칼라일이 [프랑스 혁명사] 원고를 2년여에 걸쳐서 완성한 후에 그의 친구 존 스튜어트 밀에게 감수를 부탁합니다. 밀이 한 달 만에 감수를 끝내고 원고를 돌려주려고 원고를 찾았는데, 온 집안을 샅샅이 뒤져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밀이 하녀에게 물었더니, “쓸모없는 종이 뭉치인줄 알고 벽난로 불쏘시개로 썼다.” 라고 했지요. 칼라일의 낙심이 얼마나 컸을까요? 2년 동안 심혈을 기우린 원고가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다니.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시 써야하는가? 하루에도 열두 번 넘게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벽돌공이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는 것을 보고, 원고를 다시 쓰기로 결심했다고 하지요. 원고는 다시 쓰는 과정에서 더욱 알찬 내용이 되었고, 이렇게 완성된 [프랑스 혁명사]는 토마스 칼라일을 위대한 사상가로 만들어 주었지요. 헤밍웨이와 칼라일은 예상치 못한 불운을 피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습니다. 두 번째였기 때문에 방법과 내용은 이전보다 오히려 탁월한 것이 됐지요. 그렇게 사는 동안 불운이나 불행을 겪을 때, 고개를 숙이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정면으로 맞선다면, 온 힘을 다해서 그럴 수 있다면, 그 나빴던 것들이 우리의 존재를 들어 올리는 지렛대가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말이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326일 방송> b.

 

2. “바리새파 사람들의 생트집(18-41)”을 읽었습니다. 태어나면서 소경된 사람을 두고 예수님과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생트집을 걸고 있다 표제어를 붙인 것입니다. 생트집이라는 말은 자초지종을 뻔히 잘 알면서도 억지를 부리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대체로 이런 억지는 강한 자가 약자에게 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약자가 강자를 향해서 억지를 부린다면, 강자는 즉결 재판을 하거나 이보다 더 큰 손해를 입힐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는 날 때부터 소경인 사람을 눈 뜨게 해 준 분이 예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실을 소경의 부모와 소경 자신에게 줄기차게 묻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매우 위험한 함정이 있었는데, 예수를 죄인으로 낙인 찍어놓았는데, 안식일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했습니다(9:16). 이 점을 강조하면서(24), 소경과 소경의 부모에게 눈을 뜨게 한 과정을 알고자 했습니다. 그러니까 죄인이라고 심증을 밝히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통해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고자 한 것입니다.

   혹시 학생 운동을 했거나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이나 검찰의 소환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어찌하든 그 자리를 피하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제가 어쭙잖은 학생운동에 연루되어 6년간 사찰을 받았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거의 매일 제가 사는 곳으로 찾아온 대공 형사는 고정 질문이 있습니다. “오늘 누구를 만났느냐? 어디를 갔느냐? 무슨 얘기를 하였느냐?” 와 같은 평범한 주제이지만, 까닥 부주의해서 말실수라도 하면 곤욕을 치르게 됩니다. 본문에서 소경이었던 사람과 유다인들과의 대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실대로 말할 것을 전제로, 그 죄인이 당신에게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눈을 뜬 사람은 그분이 눈을 뜨게 해 준 것은 분명하다고 대답하면서, 당신들이 그분의 제자가 되려고 묻고 있는 것이냐고 되묻습니다. 눈을 뜨게 된 사람이 질문자로 바뀝니다. 그러자 유다인들은 자신들은 모세의 제자이지만, 예수는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눈을 뜨게 된 사람은 강도 높은 질문을 던집니다. 자신이 눈을 뜬 것은 하나님의 응답인데, 그분이 죄인이라면 어떻게 하나님께서 그분의 청을 들어주겠느냐고 말입니다. 하나님이 보낸 분이 아니라면 이런 일을 누가 할 수 있겠느냐고 열변을 토한 것입니다. 유다인들이 K. O. 패한 것입니다. 눈을 뜨게 된 사람은 유다인들과는 달리, 하나님이 청을 들어줄 사람이란 누구일지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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