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017호.
시편 96:4-7.
찬송 234, 23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토마토, 가지, 고추, 쑥갓, 상추 몇 포기/ 꽃밭 한쪽에 심어놓고/ 아침마다 문안 인사를 한다” 신을소 시집 <하루>에 수록된 “아침 인사”라는 시의 첫 연입니다. 아침이면 동터오는 거실 창문을 열면서, 같은 마음으로 건네는 저의 인사말은 “모두 안녕!”입니다. 텃밭의 채소들은 물론 참새와 산새 그리고 제멋대로 왔다가는 이웃집 고양이 강아지도 포함됩니다. 이런 일상이 새삼 행복인 것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것도 일흔 중반을 넘기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2. 오늘은 성령강림절 후 아홉째주일로, 사도서간인 롬 9:1-13을 본문으로 유대인에 대한 바울의 생각을 제목으로 설교 하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유대인들만큼 세계인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는 민족은 없을 것입니다. 루터의 <유대인과 거짓말>, <베니스의 상인>의 셰익스피어, 프랑스를 뒤흔든 <드레퓌스 간첩조작 사건>, 마침내 히틀러의 대 학살, 그리고 끝 모를 아랍세계의 반유대주의 운동 등이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유대인은 어떤 사람입니까? 여전히 증오의 대상입니까?
유대인은 하나님께 선택된 민족이었습니다(1-5절).
사람들은 균형 잡힌 생각을 자주 망각하는 절체절명의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가령 사랑을 얘기할 때는 물론 어떤 인물을 평가할 때도 편향적인 사고를 하곤 합니다. 우리 근대사의 인물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승만과 박정희 그리고 친일 인명사전에 오른 대부분의 인물들이 그럴 겁니다. 누구나 공(功)과 과(過)가 있습니다. 앞면과 뒷면이 있습니다. 이렇듯 정반대의 인물을 균형 있게 아우르는 건 밋밋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몰아놓습니다. 진영논리의 출발입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신다는 것입니다. 옳은 것은 옳다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하십니다. 무엇보다 이 상반된 복잡한 인간을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민할 지점입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절대로 실패가 아니라는 점입니다(6-9절).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것은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원대한 하나님의 계획에서 출발하셨습니다(창 12:1-3). 그러나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성경에 예언된 메시아로 믿지 않고 오히려 박해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예수님을 그리스도(메시아)로 믿는 기독교도들에 의해서 미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루터나 셰익스피어 그리고 드레퓌스 조작사건은 반유대주의를 부추겼고, 마침내 히틀러는 홀로코스트라는 엄청난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이른바 교리를 앞세워 종교재판을 시행한 것입니다. 유대인과 집시 슬라브인, 여호와의 증인과 공산주의자, 동성애자들도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을 곡해한 유대인들은 이른바 이방인들에게 구원의 문을 여는 기승 전(轉)의 장(場)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을 이해하려 말고 믿으려고 힘써야 합니다(10-13절).
사람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는 많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질문을 따르노라면 우리의 삶엔 풀기힘든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계획까지 알아내려 당찬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요 하라. 그 이상은 악에서 나오느니라”(마5:37).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거나 깨달은 것 이상은 넘보지 말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이사야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하나님의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다.”(사 55:8-11)고 하였고, 공자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지를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다 했습니다. 그러니 지혜자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의 생각을 앞세우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3. 오늘은 주성 농인교회(우슬초 목사님 담임)에서 설교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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