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16(2023. 1. 18. 수요일).

시편 시 118:28-29.

찬송 25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조 념은 철학적인 성향이 강한 음악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늘 책을 곁에 두고 많은 철학과 문학 서적을 읽었고, 특히 프랑스 작가 로망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를 읽고 난 후에, 작곡가의 길을 결심했다는 일화에서 음악과 함께 철학이 그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짐작할 수 있지요. 그는 그 이유를 자신의 이름에 생각 념()자가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그러한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그의 작품들은 결코 가볍지 않고 조금은 비극적인 느낌을 주는 곡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조 념의 72년 작인 가곡 <잘 가라>는 그의 생의 중 가장 어둡고 힘들었던 시기, 그 고난을 딛고서 작곡한 곡입니다.

    “가슴이 찢어지는구나. 찢어지는 이 붉은 핏빛 들녘, 캄캄한 땅 위에 별빛도 죽어, 너도 죽어 나도 죽어있단다. 들을 질러서 어디가, 산을 넘어서 어디로, 하늘 바다로 갔구나. 갔구나. 평안히 잘 자라. 잘 가라. 말없이 잠자는 것 같구나. 이마에 물든 핏빛 붉은 점, 캄캄한 땅 위에 별 빛도 죽어, 너도 죽어 나도 죽어 있단다. 들을 질러서 어디가, 산을 넘어서 어디로, 하늘 바다로 갔구나, 갔구나. 내 이름 빛나라 영원히.”

    작곡가 조 념은 축음기로 음악을 듣고 바이올린을 즐겨 연주하던 선친 덕분에 일찍이 음악을 접한 행운아였습니다. 일본 유학으로 바이올린을 전공했습니다만, 부전공으로 작곡과를 택할 정도로 작곡가로써의 길에 대한 욕심도 버리지 않았지요. 여러 번 독주회를 가질 정도로 바이올린에도 재능이 많았습니다만, 귀국 후 작곡가로써의 활동에 더 많은 비중을 기우렸습니다. <보리피리>, <흰 눈이 내린다> 가 수록된 가곡 집 [황톳길]1971년은 작곡가 조 념에게 더없이 행복한 시기였습니다만, 불의의 사고로 장남을 잃고 큰 실의에 잠기게 되지요. 한 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그였습니다만, 다시 작곡에 몰두했고, 아들을 위한 진혼곡 <잘 가라>를 완성하면서 자신의 슬픔 역시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작곡가의 깊은 슬픔이 곡의 분위기를 통해 전해져 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18일 방송>

 

2. “새 생활의 법칙 2(1-5)”빛의 자녀(6-14)”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어둠의 자녀로 살았던 이방인들에게 빛의 자녀로 살자고 권고하는 말씀입니다. 어둠의 세계와 빛의 세계는 너무 달라서 서로가 흉내조차 내기 힘듭니다. 빛의 자녀로 새롭게 살려고 하면 하나님을 닮으라 하고, “그리스도를 본 받아라고 하십니다. 이런 권고를 받는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하나님을 닮거나, 그리스도를 본받는 일이 가능한 일처럼 생각하십니까? 엊그제 제가 들었던 설교 가운데도 하나님의 생각이나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지라는 말씀이 여러 번 들어 있었는데, 마치 가능한 일처럼 쉽게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설교가들이 이런 엄청난 명제들을 선언적(宣言的)으로 말하는 것으로 끝나버린다는 슬픈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위대한 말씀들을 듣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닮는 일이나, 그리스도를 본받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그러기 위해서 사랑의 생활을 하라고 명령하시는데,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쳐서 향기로운 예물과 희생제물이 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닮거나 그리스를 본받아 사는 일이란, 구체적으로 음행이나 온갖 탐욕에 찬 말은 입에 담지도 않는 일이고,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의 말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빛의 자녀로 살아가는 몇 가지 강령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허황된 이론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자들과 상종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둘째는 과거의 어둠의 세계와는 다르게 모든 선과 정의 그리고 진실의 열매를 맺는 빛의 자녀답게 살라고 하십니다. 셋째는 어둠의 행위를 폭로하며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려고 힘쓰는 일이라 말씀하십니다. 넷째는 마침내 죽음과 같은 미망에서 일어나면 그리스도께서 빛을 비추어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빛의 자녀로 살아가는 일은 우리들 인간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달린 게 아니라, 우리 주 예수님이 비추어 주시는 빛으로 가능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에서 우리가 늘 명심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은총을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소위 유명인들이 걸려 넘어지는 마지막 유혹은 자신을 그리스도 예수보다 더 높이려는 덫에 걸리는 일입니다.

 

3. 오늘은 대학 졸업 50년 만에 살아남은 동기동창 몇이 오찬을 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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