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17(2023. 1. 19. 목요일).

시편 시 119:1-4.

찬송 28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얼굴>의 작곡가로 이름을 널리 알린 신귀복은, 안성 안법 고등학교 재학 당시에 안성군청의 의뢰로 <안성의 노래>를 작곡한 이홍렬을 우연히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안성의 노래 시연을 위해 이흥렬이 신귀복이 활동하던 고교 밴드부를 찾아왔던 것이었지요. 실력이 우쭐했던 밴드부원들에게 호통을 치는 이흥렬의 모습을 보고서, 그와 같은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결심을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경희대 작곡과에서 김동진에게서 사사하고, 본격적으로 교육자이자 작곡가의 길에 들어선 신귀복의 첫 작품은, 바로 송강 정 철의 시조에 곡을 붙인 <말하기 좋다하고> 이었습니다.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대학을 졸업한 이후 신귀복 선생은, 작곡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좋은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깜빡 낮잠이 든 사이에, 꿈에서 홍난파가 그의 게으른 창작의욕을 꾸짖으며, 하나하나 음계를 불러 준 것을 깨어나서 종이에 적은 것이, 방금 들으신 이곡 <말하기 좋다하고> 라는 그러한 일화가 전해 오는 그런 곡입니다. 이후 가곡이자 가요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얼굴>, 그리고 <내 사랑이야>와 같은 곡들을 통해서, 대중들이 듣기에 편하고 따라 부르기 쉬운 것이 가장 좋은 음악이라고 여겼던 그의 음악관을 평생 고수해 나갔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19일 방송>

 

2. “남편과 아내(21-33)”을 읽었습니다. 저는 지난 모친 추모예배에서 만난 형제자매들에게 3권의 책을 내놓으면서 책 읽기를 권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였습니다. 저자 존 그레이는 남자는 화성인이고 여자는 금성인 이기 때문에, 서로의 언어와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단순한 비유를 통해 남녀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시켜줌으로써, 진정한 사랑을 일깨워주는 사랑 지침서를 쓴 것입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상대를 자신에게 맞게 변화시키기 위해 애쓰거나 맞서는 대신, 서로의 차이를 편하게 받아들여 더불어 잘 지내는 방법을 배우도록 설득합니다. 그러나 이런 좋은 계발서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남녀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황혼이혼 혹은 졸혼이라는 이혼 종류도 늘어나고 통계수치도 가파른 상승세를 향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시대를 향해서 사도는 권고하고 있습니다. “아내들은 주님께 순종하듯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시오. <중략> 남편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처럼 자기 아내를 사랑하시오.”라고 말입니다. 남존여비에서 양성평등으로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 시대에, 남편에게 순종하고, 목숨 바쳐 아내를 사랑하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백 쌍에 가까운 결혼 주례사를 하였는데, 오늘의 본문을 가장 많이 인용하였습니다. 순종과 사랑의 관계가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결혼의 왕도라고 말입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싫어하고 경멸하는 단어가 순종일지 모릅니다. 인간과계에서 오래 전에 퇴출된 용어라고 생각하는 때문입니다. 순종이란 저의 해석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자신의 계획, 자신의 뜻,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순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말은 꺼내는 것부터 위험스러운 용어입니다. 그래서 주례사에서는 순서를 잠깐 바꿔서 권고합니다. 남편들의 목숨을 다하는 사랑을 먼저 언급합니다. 사랑은 생명과 직간접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육체적인 사랑으로 끝나지 않는 한 진정한 사랑이란 목숨을 바치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한 인간의 앞과 뒤를, 한 인간의 장점과 약점을, 한 인간의 사랑스러운 점과 사랑스럽지 않는 점을 모두 다 함께 아우르는 사랑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를 온전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온전한 사랑의 주인공에게 순종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라 반대로 즐겁고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힘쓸 일은 이런 온전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일입니다. 물론 온전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울 수 있고, 너무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보고싶지 않은 뒷 모습과, 보고싶지 않은 약점과 허물을 껴 안아야 하는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편과 아내는 이런 사랑에 도전해야 하고 끝내 이겨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랑보다 순종이 훨씬 더 쉬운 일임을 깨우쳐야 합니다. 크리스천 부부들에게는 날마다 격려하고 힘주시는 성령께서 계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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