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016(2023. 4. 28. 금요일).

시편 시 135:15-18.

찬송 53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장 큰 고통을 받았던 시기에 훌륭한 작품이 나온 다는 것은, 어쩌면 예술가들이 지니고 있는 슬픈 숙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곡가나 시인 모두 마찬가지겠지요. 생의 기쁨과 슬픔을 채 알기도 전인 만 서른둘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시인 김소월이 그토록 절절한 시를 쓸 수 있었던 역시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김소월은 유년기부터 순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지요. 그가 사랑했던 연인들과는 늘 사랑을 누릴 수 없었고,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먹고 시작한 일은 항상 실패로 끝나곤 했습니다. 그러한 그의 생을 닮아서 소월의 시는 마음 한 켠을 늘 아련하게 만드는 감성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먼 동 틀 때, 강남의 더운 나라로, 제비가 울며불며 떠났습니다. 잘 가라는 듯이 살살 부는 새벽의 바람이 불 때 떠났습니다. 어미를 이별하고 떠난 고향의 하늘을 바라보는 제비지요. 바라보던 길가에서 떠도는 몸이기에, 살살 부는 새벽의 바람이 부는데도 떠났습니다.”

    소월의 시 대부분이 그렇습니다만, 이 시 <제비>도 스물 한 살의 나이에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멀리 떠나는 제비를 통해서 생의 희로애락을 다 초월한 듯 한 시인의 마음이, 시의 분위기를 통해 전해져 옵니다. 김소월은 스물도 채 되지 못했던 어린 나이에 일찍 염세주의에 빠졌던 것으로 전하고 잇지요. 어떤 평론가는 그에 시에 담긴 감수성 깊고 여성적 목소리의 화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긍정적이지 못했던 김소월의 소극적인 인생관 때문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430일 방송>

 

2.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살아 나오다(1-18)”을 읽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들 인간의 삶의 순간순간들은 하나같이 위기가 아닌 게 없다 하겠습니다. 자칫 한 발자국만 잘못 디디면 수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한 번의 선택이나 판단 실수로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덮어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앙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사나 신앙사에서 밝혀지지는 않을 수 있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영욕에 얽혀 있다하겠습니다. 그래서 많은 뜻있는 사람들까지도 하나님의 역사에 대해서조차 회의와 실망을 품고, 십자가의 좁은 길보다는 배신자의 큰 길로 들어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연약한 이들을 위해서 다니엘서는 한 가닥 위로와 용기 그리고 소망을 주는 말씀이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벨 사살이 살해된 다음에 메대왕 다리우스가 군주가 되었는데, 그는 120명의 지방장관을 임명하고 그들 위에 3명의 정승(대감)을 세웠는데, 다니엘은 그 셋 중의 한 사람으로 지방 장관들의 보고를 받아 이를 왕에게 전하는 임무를 맡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다니엘이 가진 신통력을 인정받아 전국을 다스리는 권력의 핵심자리에 있었고, 이를 시기 질투하는 다른 정승들과 지방장관들에 의해서 주목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그들은 다니엘의 허물을 찾기 위해서 함께 모여 의논을 하였는데, 다니엘의 신앙을 트집 잡기로 한 것입니다. 그들의 모략은 오직 왕만을 섬기되 다른 신을 섬기는 자가 있다면 사자 굴에 집어넣겠다는 금령에 서명하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공포를 했습니다.

    모략꾼들은 다니엘의 아킬레스건을 잘 알고 있었으며, 그 모략이 적중한 것입니다. 다니엘은 왕의 금령이 선포된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하던 대로 자신의 고국 예루살렘을 향한 문을 열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 것입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모략꾼들은 증인들을 대동하고 왕 앞에 상소를 올린 것입니다. 다니엘이 왕이 아닌 다른 신을 섬기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말입니다. 이제 꼼짝없이 다니엘은 사자 굴에 던져지게 되었습니다. 왕은 백방으로 다니엘을 구해보려고 애를 썼지만 간교한 모략꾼들의 소리는 커져갔습니다. 왕 앞에 끌려온 다니엘은 사자 굴을 향해 걸어갈 때, 왕은 진심으로 다니엘에게 이렇게 한 마디 말을 전합니다. “네가 굽히지 않고 섬겨온 네 신이 저를 구하여 주시기를 바란다.” 다니엘에게 이 왕의 마지막 한 마디는 세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큰 용기와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내 생명의 주인이십니다.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 라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우리들 역시 삶의 막다른 골목에 맞설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포자기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 신앙인은 달라야 합니다. 우리의 생명을 지으시고 돌봐주신 하나님을 향해 머리를 돌릴 순간입니다. 제가 큰 수술대 위에 올려져 절망하고 있을 때, 제가 성경을 가르쳤던 부산 모 병원의 수간호사가 목사님! 걱정하세요? 하나님이 곁에 계시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때 정신이 화들짝 들었던, 부끄러운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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