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018호.
시편 시 136:1-3.
찬송 242, 24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버린 세월, 내가 포기한 세월 위에, 올해도 수백 팬지꽃들 피어난다.” 최승자 시인의 <봄의 약사> 라는 시 중의 한 구절인데요. 우리가 대충 보내버리거나 말거나, 크게 기억해 주거나 말거나, 계절은 제 맡은 일을 다 하면서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참 적절하게 알려주고 있지요. 그런 부지런한 자연을 보면, 버리거나 포기하려고 했던 세월을 얼른 챙겨야 할 것도 같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년 4월 30일 방송>
2. 부활절 기간에는 구약성경 대신 사도행전을 읽습니다. 교회력에 맞는 적당한 구약말씀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행 2:42-47을 본문으로 “세상이 희망하는 교회의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세상이 원하는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 세상이 희망하는 교회의 모습인데, 교회는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어야 살아갈 힘과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
초대 기독교회는 성경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모습이었습니다(42절).
교회가 세상에 보여준 첫 번째 모습은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는 실천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은 말씀을 귀로만 듣는 신앙이 아니라 가슴으로 듣고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배를 마친 후 파송의 공식 인사말은, “이제는 세상으로 나가십시오. 그리고 복음을 전하십시오.” 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예배자들이 들었던 복음을 세상에 나가서 전해야 했는데, 그것은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행동하는 삶이었습니다. 빛과 소금이 되는 구체적인 행동은 서로 돕고, 서로 나누는 삶이었습니다. 그 결과 하루에 3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된 것입니다. 세상은 신앙을 실천하는 모습을 교회에서 보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기를 쓰고 부흥회나 세미나를 여는 게 아니라, 믿는 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를 바란다는 말입니다. 사랑의 말과 노래만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을 바라고 있다는 말입니다.
초대 기독교회는 놀라운 일과 기적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었습니다(43-45절).
여기에서 우리는 기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초대 교회 지도자들은 병든 자들을 고치는 기적을 행하였습니다. 그러나 병든 이들은 의사선생님들에게 맡겨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무식한 이들은 학교 선생님에게 부탁해야 합니다. 교회는 이 시대를 격려할 기적이 필요해졌습니다. 그것은 이기적인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보여 주는 뜨거운 사랑으로 세상을 부둥켜안는 일입니다. 우리 교회가 사랑의 용광로가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냉담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뜨거운 사랑과 감사 그리고 섬기는 마음으로 바뀌는 기적입니다. 전도용으로 노래회를 1년간 지도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녹이지 못한 차가운 마음을 한 달동네 아주머니가 녹여서 교회를 다닌다는 옛날 회원을 만났습니다. 세상이 희망하는 교회의 모습은 이기적인 인간이 온전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바뀌는 기적입니다.
초대 기독교회는 말씀과 기도로 제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습니다(46-47절).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은 모든 존재가 제 구실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타락한 세상은 제 자리를 포기하고 분수에 넘치는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리석은 일이고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의 한 농부는 농사꾼의 자리를 지키자고 옹고집을 부립니다. 딤후 2:20-21의 질그릇 비유를 새삼 묵상하게 합니다. 용도에 적합한 그릇이 필요한데, 외적인 것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도록 깨끗이 준비된 것에 의해서 가치가 있다 말씀합니다. 교회의 가치 혹은 제자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그 실천인 기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을 때입니다. 세상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오늘의 교회들은 그 순수성을 상실해 버린 모습입니다. 부지런히 말씀을 읽고 묵상하도록 가르쳐야 하고, 하나님의 백성들로 자기 자리를 지키도록 권면하는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3. 오늘 설교는 주성농인교회(우슬초목사 시무)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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